지난해 8월 미국 워싱턴 내셔널몰에 세워진 흑인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기념 조형물에 새겨진 문구가 왜곡 논란 끝에 수정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 켄 살라사르 내무장관이 킹 목사 기념 조형물에 새겨진 문구를 수정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수정될 문구는 킹 목사가 39세 때인 1968년 애틀랜타에서 한 생애 마지막 설교인 ‘드럼 메이저의 본능(Drum Major instinct)’에서 인용한 ‘나는 정의, 평화, 공정의 드럼메이저였다’는 문장이다. ‘드럼메이저’는 행진할 때 맨 앞에서 약간 뻐기는 듯 걷는 군악대 지휘관으로 세상의 중심에 서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의미한다. 설교 당시 킹 목사는 어떤 대단한 일도 하지 않으면서 흑인들을 무시하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드럼메이저라고 불렀다. 또 만약 백인들이 킹 목사도 그러한 본능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차라리 평화와 정의 그리고 공정을 위한 ‘드럼메이저’로 불러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형물에는 거두절미하고 ‘나는 정의, 평화, 공정의 드럼메이저였다’는 문구만 새겨져 있어 마치 자신이 정의와 평화, 공정을 위해 (다른 사람에 비해) 앞에 섰다고 스스로 자랑하는 것처럼 해석돼 킹 목사를 거만한 사람으로 인식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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