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적항공사인 엘알과 텔아비브 증권거래소는 16일 오전 홈페이지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잠시 다운되거나 과부하가 걸려 속도가 느려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 밤 해킹을 예고한 글이 떠 미리 방어망을 구축한 덕에 운영에 별다른 차질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킹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변인이 “사이버라는 새 방식을 통해 전쟁을 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해킹을 주도한 집단은 사우디아라비아 내 친(親)팔레스타인 성향의 해커들로 알려졌다. 자신을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인 ‘와하비즘’ 그룹의 멤버라고 소개한 열아홉 살의 해커 ‘OX Omar’는 15일 이스라엘 포털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인 2만여 명의 신용카드 정보를 갖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공격은 경고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 해커가 앞서 10일 이스라엘인 1만5000여 명의 은행계좌를 해킹한 사람과 같은 인물로 추정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해킹 공격에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외교부 대니 아얄론 차관은 “해킹을 테러로 간주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해커들도 보복 해킹에 나섰다. 한 이스라엘 누리꾼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시리아 등 수백 명의 정보를 온라인에 노출했고, 또 다른 해커는 아랍 페이스북 사용자 2만여 명의 로그인 정보를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이스라엘과 범팔레스타인 세력 간 ‘사이버전’의 전초전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보부 단 메리도르 장관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국경이 없는 사이버전쟁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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