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가 한국에 우선적인 원유 공급을 약속했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자는 17일 세계미래에너지회의(WFES) 참석차 아부다비를 방문한 김황식 국무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아랍에미리트는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필요 시 한국에 원유를 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양국 간 협의 채널을 설립해 논의를 진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라는 압박을 높이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유사시 원유 확보를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앞서 카부스 빈 사이드 오만 국왕도 14일 김 총리와의 면담에서 “만약 한국에 원유 수입이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제재로 인한 국제원유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자체 증산으로 석유 생산 감소분을 채우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16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며칠 내로 1140만∼1180만 배럴로 원유 생산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이란의 석유 생산 감소분을 충분히 보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루 940만∼980만 배럴을 생산하는 사우디가 약 200만 배럴을 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나이미 장관은 이어 “전 세계적인 비상 상황과 고객 수요에 맞춰 우리는 하루 1250만 배럴까지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우리가 바라는 국제 유가수준은 배럴당 100달러 선”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의 최대 석유 증산능력은 하루 230만 배럴 규모로 OPEC 전체 증산 능력의 약 63%를 차지하며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량(250만 배럴)과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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