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 남편 지켜낸 생클레르… ‘허핑턴포스트’ 신화도 지켜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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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0일 03시 00분


美 뉴스사이트 1위 매체 프랑스판 편집인 맡아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왼쪽)와 부인 안 생클레르 씨.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왼쪽)와 부인 안 생클레르 씨.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부인 안 생클레르 씨(64)가 미디어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를 누르고 미 뉴스 사이트 1위에 오른 블로그 매체 허핑턴포스트의 프랑스판 편집인을 맡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언론은 19일 “생클레르 씨가 르몽드와 허핑턴포스트가 출범시킬 뉴스 사이트를 맡아 어려운 도전에 나선다”고 전했다. 프랑스판 허핑턴포스트는 상근자를 6명으로 제한하고 유명인사 중심의 유력 블로거 필진을 무보수로 확보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짧은 시간에 지명도와 콘텐츠 수준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생클레르 씨는 한국에서는 문란한 성생활 때문에 대권가도에서 낙마한 남편 곁을 꿋꿋이 지킨 의연한 아내로 유명해졌지만 프랑스에선 스트로스칸 전 총재보다 한참 먼저 국민적 사랑을 받기 시작한 대표적인 여성 언론인이다.

프랑스는 블로그라는 형태의 뉴스 소통이 발달하지 않고 미디어는 전통 있는 매체를 중시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생클레르 씨의 도전은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광활한 대륙에서 소수의 기성 매체에 이름을 드러내기 어려운 미국의 미디어 환경과 달리 프랑스는 전문가들이 뉴스매체에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과 기회가 훨씬 많기 때문에 허핑턴포스트 방식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르피가로는 전했다. 이 때문에 생클레르 편집인이 유명 칼럼인과 저명한 언론인, 분야별 정상급 전문가 등을 어떻게 필진으로 포섭할지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생클레르 씨는 월간지 엘르 최신호 인터뷰에서 지난해 남편의 섹스스캔들과 관련해 “프랑스 언론은 미국 언론보다 태만하고 날카롭지 않고 정확하지도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대형 미디어와 신문은 매우 엄격하고 정확하며 성실하지만 프랑스에서는 확인도 되지 않은 기사가 일간지나 주간지, 방송 뉴스에 왜곡된 채 보도된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에서 발행되는 주간지인) 뉴요커만 해도 사실관계를 짚어내는 25명의 ‘팩트 체커’가 기사의 사소한 부분까지 일일이 확인한다. 그 엄격함에 감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남편과의 관계에 대해 “나는 성자도 희생자도 아니고 자유로운 여성”이라며 “내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한다”고 말했다. 생클레르 씨 부부는 지난해 11월 이혼설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대외적으로는 부부 관계에 이상이 없음을 과시하고 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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