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23일)를 앞두고 13억 인구의 대이동이 본격화됐다. 정부가 정한 올해 춘제 휴일은 22∼28일. 이동하는 총인원은 32억 명으로 예상된다. 교통편은 늘 태부족인 데다 비싸기까지 하다. 이 때문에 기상천외한 귀성 풍경이 벌어진다.
20일 현지 언론들은 수천 대의 오토바이가 광둥(廣東) 성을 출발해 고향으로 떠나는 진풍경을 소개했다. 기차표를 살 돈이 없거나 미처 구입하지 못한 농민공들이 오토바이에 식구들을 태우고 귀성하는 광경이다.
심지어 오토바이를 타고 밤을 꼬박 새워 다음 날 고향에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 춘제 기간 동안 이런 식으로 고향에 가는 농민공이 광둥 성에서만 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아이들과 노인을 포함한 대가족이 걸어서 가파른 산을 넘어 고향을 찾아가는 모습도 방송에 소개됐다. 베이징에 사는 한 남자는 고향인 쿤밍(昆明)행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하자 태국 방콕으로 나갔다가 쿤밍으로 갔다.
무전취식으로 17일 만에 4000km 떨어진 고향에 도착한 무용담도 인터넷에 소개됐다. 아이디 ‘퍄오천(飄塵)’이라는 누리꾼은 2일 광둥 성 광저우(廣州)를 출발해 베이징(北京)을 거쳐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에 19일 도착했다. 총 비용은 52위안(약 9350원). 그는 “낮에는 다순펑처(搭順風車·히치하이킹), 밤에는 사파커(沙發客·소파손님)를 하면서 집까지 왔다”고 전했다. 사파커는 남의 집 소파에서 새우잠을 잔다는 뜻으로 공짜로 하루를 묵는다는 신조어다.
톈진(天津)의 대학생 장치(張旗) 씨는 돈을 아끼기 위해 기차를 4번 갈아타고 4188km를 달려 닷새 만에 고향인 신장(新疆)의 이닝(伊寧)에 도착해 귀성의 어려움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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