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의장이 1990년 초 이미 북한의 핵무기 개발 수준이 완성 단계라고 평가했다는 사실이 25일 공개됐다. 또 북한이 영화 촬영의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김일성 주석 역할을 맡은 배우를 성형수술 시켰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러시아 국영방송 TV-첸트르는 25일 북한의 3대 세습 과정을 다룬 50분가량의 다큐멘터리 ‘조선의 왕자 김 동지’에서 북한의 핵개발 역사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1990년 2월 당시 KGB 의장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에게 “북한의 핵개발이 끝나가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는 1993년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시작된 제1차 북핵 위기 훨씬 이전부터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이 방송은 특히 북한이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사건과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사건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영매체가 두 사건을 북한이 일으켰다고 명시한 것은 처음이다.
또 이 방송은 북한이 1985년 옛 소련과 공동 제작한 영화 ‘영원한 전우’에서 김일성 역할을 맡았던 배우 이영일을 실제 김일성과 닮은 모습으로 성형수술 시켰다고 폭로했다. 당시 수술을 담당했던 러시아 외과의사 이고리 볼프는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찾아와 영화 제작에 필요하다며 북한 배우를 김일성을 빼닮은 쌍둥이처럼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볼프는 “(내가) 분장하라고 권유했더니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질 좋은 필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분장은 표시가 난다’며 수술을 고집했다”고 전했다. ‘영원한 전우’는 1946년 평양역 광장에서 3·1절 기념연설을 하고 있는 김일성을 향해 날아온 수류탄에 야코프 노비첸코 소련 중위가 몸을 던졌던 사실을 토대로 만든 영화다.
다큐멘터리는 김일성부터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김 씨 일가의 가계도까지 그려가며 가족사를 상세히 설명했다. 김 씨 왕조는 개고기와 뱀술을 즐긴다는 등 식성도 포함됐다. 이 방송은 북한의 지배층이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을 막기 위해 김정은을 중심으로 세력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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