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딩웨이 교수 “시진핑 시대의 정책 화두는 사회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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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8일 03시 00분


■ 홍콩 딩웨이 교수 인터뷰

“시진핑 시대 차기 중국 지도부의 화두는 사회를 좀 더 공평하게 만드는 것이다.”

홍콩의 저명한 중국정치 전문가인 딩웨이(丁偉·58·사진) 침례대 정치학과 교수가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미국 방문 및 왕리쥔(王立軍) 충칭 시 부시장 망명 시도 사건 등 중국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딩 교수는 지난달 홍콩 침례대 연구실에서 1차로 동아일보와 인터뷰한 데 이어 17일 전화로 보충 인터뷰를 했다.

딩 교수는 시진핑 시대의 화두에 대해 “많은 학자가 중국의 과거 30년은 경제 문제, 미래 30년은 사회개혁이라고 본다”며 “사회개혁은 사회를 좀 더 공평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태자당 소속인 보시라이(薄熙來) 충칭 시 당서기의 최측근이었던 왕 부시장이 미국 망명을 시도하고 보 서기를 맹비난한 사건과 관련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왕 부시장이 보 서기의 비밀을 털어놓는다면 보 서기가 상무위원이 되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딩 교수는 “보 서기는 태자당 내에서 지지도가 높지 않아 현재 수준으로는 권력투쟁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며 “초법적인 수단까지 동원된 사회악 척결 등 그의 이른바 충칭 노선에 대해 태자당에도 반대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딩 교수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집권 기간에 지방정부의 최고 지도부 중에 공산주의청년단(團派·퇀파이)을 크게 늘렸지만 중앙권력은 여전히 태자당이 제어하고 있다”며 “중앙정부의 주요 자리뿐 아니라 국유기업 경영자 가운데 상당수가 태자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자당이나 퇀파이 모두 이익집단이 됐지만 특히 태자당은 공산당의 권력을 어떻게 공고히 할까를 먼저 생각하지 인민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지 않는다. 태자당이 영원히 권력을 잡을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퇀파이는 아래로부터 스스로의 힘으로 올라온 사람들이어서 태자당보다는 비교적 인민의 이익을 고려한다”며 “반면 태자당은 정권은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보 서기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성깔이 있다. 상사의 노여움을 사는 것을 두려워하는 퇀파이와는 전혀 다른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가을 권력 교체의 윤곽은 최고 지도자들이 함께 쉬는 허베이(河北) 성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의 여름휴가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8월에는 이미 정해진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향후 대북 정책에 대해 “후 주석은 북한을 나약하게 대했다”며 “많은 사람이 시 부주석이 집권하면 다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차기 중국 지도부가 강경하게 북한을 압박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았다.

그는 중국의 굴기(굴起·떨쳐 일어남)를 두고 두려워하는 시각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중국의 굴기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외국에서 부단히 지적해 중국인들이 문제를 자각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어의 ‘정옌(諍言·직언)’처럼 솔직히 단점을 지적하는 친구가 진짜 친구로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너무 자만했다. 겸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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