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울리는 中 ‘기차표 실명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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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신분증 제시 요구
지원단체 구출 어려워져

중국 당국이 암표상 근절을 위해 도입한 ‘기차표 실명제’가 중국 내 탈북자 구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7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전국에 걸쳐 암표상을 없앤다는 명목으로 반드시 신분증을 제시해야 표를 살 수 있는 기차표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의 한 소식통은 RFA에 “지난해부터 고속전철은 물론이고 일반 기차표마저 적법한 신분증 없이는 살 수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탈북자 지원단체들은 그동안 공안의 눈을 피해 탈북자들과 함께 먼 거리를 움직일 때 주로 기차를 이용해 왔으나 기차표 실명제 때문에 이제는 기차를 이용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중국 내에서 탈북자 구출활동을 하고 있는 한 미국 선교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는 장거리 버스도 신분증을 보여줘야 표를 살 수 있게 됐다”며 “기차표와 버스표를 구하지 못하면 더 먼 거리로 우회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든다”고 말했다.

RFA는 “탈북자의 구출을 돕는 단체로서는 경제적 부담과 (이동 중 발각될) 위험이 상당히 커졌다”며 “중국 내 탈북자들이 안전하게 자유의 품으로 갈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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