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버릇 못 버리는 스트로스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3일 03시 00분


기업 돈으로 매춘파티… 경찰 조사받다 구금돼

미국 호텔 여종업원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체포돼 대선후보 자리를 날리고 프랑스로 돌아와 여기자 성폭행 수사까지 받았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총재(IMF)가 또다시 철창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스트로스칸은 21일 프랑스 북부와 벨기에에서 활동해온 국제 매춘조직의 수사 과정에서 회사 공금 유용 및 매춘 교사(敎唆) 혐의로 릴 경찰의 조사를 받다 긴급 체포됐다. ‘칼턴 스캔들’로 불려온 이번 사건에서는 스트로스칸을 비롯해 칼턴 호텔 사장과 지배인, 기업가, 전현직 경찰 간부 등 8명이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스트로스칸은 친구인 기업가들이 대신 내준 돈으로 파리와 워싱턴 등지에서 10여 차례의 섹스파티를 하며 매춘부와 성관계를 가졌다. 경찰은 기업들이 성매매 알선을 대가로 스트로스칸에게 로비를 벌였는지도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플로랑스’(30)라는 가명의 한 고급 콜걸은 지난 6년 동안 벨기에 브뤼셀,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 고급 호텔 등에서 스트로스칸과 11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가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플로랑스는 파티에 참석할 때마다 500유로(약 75만 원)에서 1000유로(약 150만 원)를 받았는데 항상 파티에 참석한 남성들이 지불했다고 밝혔다. 스트로스칸은 2007년 1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IMF 총재로 일했으므로 직장 근처에서 성매매를 한 것으로 의심된다. 그는 뉴욕 호텔에서 여종업원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체포되기 이틀 전인 5월 12일에도 백악관 근처의 호텔에서 매춘부들과 파티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에서 매춘은 불법은 아니지만 스트로스칸은 조직범죄단을 통한 매춘 교사와 기업가들의 회사 공금을 이용한 매춘 혐의를 받고 있어 기소 여부가 주목된다. 스트로스칸은 “불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소돼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7년의 징역형과 37만5000유로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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