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강국 코리아]“한국원전 원더풀” 세계가 러브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9일 03시 00분


UAE 이어 터키·이집트·베트남 도입 추진

이달 5일(현지 시간) 이명박 대통령 일행이 이스탄불 아딜레 술탄 궁전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단독회담을 할 때 에르도안 총리는 “한국이 터키에 새 원전을 건설해 달라”고 말했다. 흑해 연안 시노프 지역에 원전 2기를 건설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건설한 원전은 한국표준형원전(OPR 1000)을 개선한 ‘신형 경수로(APR 1400)’이다.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수출계약을 맺은 것과 같은 모델이다. APR 1400은 이집트 베트남 등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국은 원전에 관해 ‘기술 도입’ 단계를 넘어서 이미 ‘세계 톱클래스’의 수출국으로 발돋움했다.

○ “안전성, 효율 면에서 세계 TOP”

한국 원전이 러브콜을 받는 것은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 덕분이다. 한국은 원전 종합설계기술은 물론이고, 신형 원자로를 자체 개발하는 역량을 보유하게 됐고 원전 부품 제조, 계측제어 기술과 같은 산업기술 분야까지 겸비했다.

특히 한국 원전의 최대 강점은 ‘안전성’이다. 인기를 얻고 있는 APR 1400은 노심 손상 확률이 100만 년에 1회 미만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설계 역량은 국내 원전 설계, 건설 전문기업인 한국전력기술이 보유하고 있다. 원전 종합설계와 원자로계통설계의 양대 핵심부문을 모두 수행하는 유일한 회사다.

원자로 중심부만큼이나 중시되는 것이 ‘계통 설계’ 기술. 원자로 내부에서 어지럽게 뻗어 열, 압력 등을 순환하는 ‘파이프라인’을 설계하는 기술인데, 한국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있는 실험시설 ‘아틀라스’는 한국형 원전의 내부 구조를 완벽하게 모사한, 핵연료 대신 전기 가열봉을 쓰는 세계 유일의 ‘모의 원전’이다. 가상 원전사고를 일으켜 보고 대책을 세울 수 있으니 안전 역량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UAE 원전 수출계약 당시 아틀라스 실험데이터가 큰 도움이 됐다.

○ 남은 과제

‘원전의 두뇌’ 격인 소프트웨어 기술도 개발 완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핵연료 전문 기업인 ‘한전원자력연료’ 연구팀은 2010년 이 핵연료 상태를 예측하고 연료 장전량을 결정하는 ‘노심설계코드’ 프로그램을 개발, 인허가를 진행 중이다. 올해 말부터 원전 현장에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두산중공업은 원전 핵심부품 중 하나인 원자로 냉각재펌프(RCP)를 올해 안에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이 펌프는 원자로에서 핵반응으로 발생하는 열을 제어하기 위해 물을 강제 주입하는 기능을 하는 핵심부품이다.

한때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은 취약점으로 지적되었지만 선진국 수준을 따라 잡았다. 그동안 국산화가 안 돼 수입해 사용했지만 벤처기업 ‘우리기술’에서 2008년 상용화해 2018년 준공될 신울진 1, 2호기에 도입될 예정.

조영갑 원자력연 기계설계부 책임연구원은 “한국 원전기술은 세계 정상급”이라며 “일부 핵심제어기술을 보완하면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과 어깨를 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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