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관 들고 워싱턴 中대사관 앞을 행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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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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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포럼-한인단체 “북송은 죽음” 규탄시위
“20일 뉴욕 등 中공관 6곳 앞에서 동시 집회”

“탈북자들을 구해주세요” 1일 미국 워싱턴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 반대 시위대가 북송되는 탈북자의 운명을 상징하는 ‘죽음의 관’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탈북자들을 구해주세요” 1일 미국 워싱턴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 반대 시위대가 북송되는 탈북자의 운명을 상징하는 ‘죽음의 관’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을 규탄하는 시위가 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디펜스포럼재단, 북한자유연합, 한미자유연맹, 버지니아한인회, 종교단체 회원 등 30여 명은 ‘중국은 강제북송 중단하라’ ‘중국은 탈북자들을 죽이고 있다’는 팻말을 들고 중국대사관 정문 앞을 수차례 행진하며 1시간 동안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북송은 죽음’이라는 의미로 검은 관을 앞세우고 행진했으며 관 위에는 ‘중국의 북송정책 때문에 살해당한 북한인들’이라고 한글 중국어 영어로 쓰인 문구가 적혀 있었다.

시위대는 중국 공안에 의해 두건이 씌어진 채 손이 묶여 끌려가는 탈북자들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또 북한에 표현의 자유가 없다는 의미로 붉은 테이프를 입에 붙이고 행진했다. 시위대는 행진 후 중국의 강제북송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낭독했다.

시위대와 중국대사관 측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차 2대가 출동해 현장 주위를 계속 순찰했다. 대사관 측은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정문을 걸어 잠그고 후문으로 출입했다.

중국대사관이 위치한 인터내셔널 플레이스 거리는 대사관들이 몰려 있는 조용한 지역인데 이날 시위가 벌어지자 지나가던 차량과 행인들은 길을 멈추고 관심 있게 지켜봤다. 이날 시위는 미국 언론들도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이날 시위를 조직한 수잰 숄티 디펜스포럼재단 대표는 “시위가 별다른 사전 예고 없이 열렸는데도 많은 사람이 참가했다”며 “미국 의회가 5일 청문회를 여는 등 최근 한국에서 중대 이슈로 부각된 탈북자 강제북송 위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20일 워싱턴 중국대사관과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휴스턴 등 5개 중국영사관 앞에서 일제히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캘리포니아 주에 본부를 둔 북한인권단체 링크(LiNK·Liberty in North Korea)도 2일 오전 11시부터 4시간 동안 로스앤젤레스 중국영사관 앞에서 중국 당국의 탈북자 북송을 반대하는 ‘내 친구를 구해주세요(save my friend)’ 시위를 벌였다. 링크 측은 “한국 교포가 아닌 미국인들, 특히 대학생이 많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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