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왕리쥔은 반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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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8일 03시 00분


정협 내부회의서… 엄벌 예고
홍콩 언론 “보시라이도 타격,상무위원 가능성 매우 낮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미국 망명을 시도한 왕리쥔(王立軍) 충칭(重慶) 시 부시장을 ‘반역자’라고 지칭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3일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내부 회의에서 그런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

중국의 최고 지도자이자 공산당 내 계파 중 하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을 이끌고 있는 후 주석이 왕 부시장에 대해 ‘반역자’ 딱지를 붙인 건 여러 모로 의미심장하다. 왕 부시장은 공청단과 대립하고 있는 태자당(고위 간부들의 자제 모임)의 선두주자인 보시라이(薄熙來) 충칭 당서기의 오른팔이었다. 후 주석이 왕 부시장을 반역자라고 칭한 것은 향후 매우 가혹한 처벌이 뒤따를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보 서기의 정치 행로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CMP는 “현재로선 보 서기가 올가을 18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왕 부시장은 지난달 6일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의 미국총영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중국 국가안전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은 왕 부시장 사건을 정치화하기보다 부패 및 타락 혐의를 씌워 조용히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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