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남북관계 개선” 北 “적대정책 철폐”…입장차이 드러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9일 03시 07분


美시라큐스대 세미나..제1세션 회의서 나란히 발언
"남북접촉 '기류'도 평양 '강경상황'과 연관있는 듯"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8일(현지시간) "핵문제를 해결하는 기본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폐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미국 시라큐스대 행정대학원인 맥스웰스쿨과 독일의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공동주최한 세미나에 참석중인 리 부상은 이날 세미나 제1세션 회의에 참석, 동북아평화와 안보체제에 관한 주제발표를 하면서 북한이 핵개발을 한 것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대해 토론에 참석한 한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의 3차 북미고위급회담에서의 합의사항을 북한이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 "6자회담 재개의 첩경"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본부장은 또 '한국 정부가 북한에 남북대화를 제의했으나 북한이 호응하지 않아 유감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남북관계가 진전을 이루고 6자회담이 재개되면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 부상은 이에 "6·15와 10·4 선언을 남측이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 참가자들은 '비핵화 분야에서 진전이 있어야 북미 관계의 개선이 실현될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날 첫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민간차원의 남북협력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보 구상'을 주제로 열린 1세션 회의는 6자회담 참가국 대표들이 차례로 주제발표를 했다.

1세션 회의가 끝난 뒤 맥스웰스쿨 학장인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이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 구축을 위한 공감대'를 주제로 연설을 했으며,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동북아 평화ㆍ안보를 위한 전제조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회의는 오후에는 유럽에서의 화해협력 및 신뢰구축에 대한 역사를 반추하고 이를 동북아 지역에 반영하는 문제를 집중 협의했다.

'동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을 총괄 주제로 9일까지 비공개로 열리는 이번 세미나의 논의결과는 9일 오후 주최측이 정리해 대외적으로 발표한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미국의 경우 이번 세미나에 정부 당국자가 참여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며 "리용호 부상의 경우도 참가자격은 군축연구소 자문역이라고 보면된다"고 말했다.

임성남 본부장과 리용호 부상은 오는 10일 미국외교정책 전국위원회(NCAFP)가 주최하는 간담회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았던 남북 6자 수석대표간 회동과 관련, 이 소식통은 "세미나 석상에서 양측 대표단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고 가벼운 대화를 하지만 본격적인 얘기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 "최근 대남비방을 강화하고 있는 평양측 기류와 연관이 있어 보이지만 세미나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추후 상황은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NCAFP에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나 클리포드 하트 6자회담 특사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은 이번 세미나 등이 민간 차원의 행사인 만큼 가급적 정부 차원의 참여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확고하다"면서 "북미간 주요 현안 협의는 당국자간 채널을 통해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번 세미나 같은 행사는 일종의 간접지원 효과가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방미 일정이 끝나면 10일 귀국길에 오를 것이라고 이 소식통이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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