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백인 퍼스트레이디 맞을 준비 됐나요”… 드니로 ‘역인종차별’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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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2일 03시 00분


오바마 모금행사서 농담… 공화 후보들 반발로 사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지지자인 미국 배우 로버트 드니로(68·사진)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3명의 부인 이름을 차례로 대며 “미국이 백인 퍼스트레이디를 맞을 준비가 됐다고 보십니까”라는 농담을 던졌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드니로는 19일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자금 모금 행사 연단에 올라 미셸 오바마 여사가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로 인기가 높은 점을 강조하면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참석자 중 한 명이 “아니요”라고 호응하자 드니로는 “그렇죠. 너무 이르죠”라고 분위기를 돋웠다. 헤드테이블에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앉아 있었고 비욘세, 우피 골드버그 등 유명 연예인도 대거 자리했다.

공화당 측에서는 인종 역차별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뉴트 깅리치 후보의 캠페인 수석보좌관이자 흑인 여성인 키론 스키너 씨는 “만약 공화당 지지 인사가 농담으로라도 ‘미국이 흑인 퍼스트레이디를 맞을 준비가 됐느냐’고 말했다면 즉각 큰 논란이 됐을 텐데 민주당 지지 인사의 ‘백인 퍼스트레이디’ 발언에 대해서는 아무도 논란을 제기하지 않는다”며 “이건 인종 역차별”이라고 비난했다. 릭 샌토럼 공화당 대선 후보는 “정치를 인종이라는 렌즈를 통해서 보는 일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날 드니로는 사과 성명을 내고 “농담을 하려는 의도였으며 그 누구를 공격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고, 백악관도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유감을 표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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