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만찬 참석 싫어 한국 가는거 아닙니다” 美기자들 웃긴 오바마 ‘비디오 농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7일 03시 00분


“내가 오늘 만찬에 빠지기 위해 일부러 한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잡았다고 일부에서 주장하는데, 터무니없는 소립니다. 토요일 밤에 6시간을 보내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자리가 어디 있나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에서 열린 중견 언론인 모임인 ‘그리다이런(Gridiron)’ 클럽 연례만찬에 보낸 비디오 영상에서 갖가지 농담으로 언론인들을 웃겼다. 오바마 대통령은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러 24일 서울로 떠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클럽의 모임이 토요일 밤에 오랜 시간 이어진다는 점을 꼬집어 이처럼 농담으로 시작했다.

대통령은 이어 “내가 참석하지 못하는 대신 누군가 적절한 대타를 보내고 싶었는데 73세인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을 골랐다”며 “패네타 장관은 그리다이런 클럽에서 절실히 원하는 젊은 에너지를 충분히 주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사에 참석하는 거물급 언론인들이 대부분 고령인 것을 빗댄 농담이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특별히 오늘 행사에 3명의 연사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패네타 장관과 데비 와서먼 슐츠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잠시 뜸을 들이며) 음… 음… 그리고 누가 세 번째 연사인가요?”라고 말하자 참석자들의 폭소와 박수가 이어졌다.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공화당 경선후보 TV 토론회에서 자신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없애야 할 부처를 거론하면서 세 번째를 기억해 내지 못한 것을 빗댄 것이다.

페리 주지사의 반격도 이어졌다. 이날 세 번째 연사로 초청된 페리 주지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한국에 있고 비무장지대(DMZ)에 갔다는 기사를 읽었다”며 “운전면허증을 따려고 왜 한국에까지 갔는지 누가 알려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발언은 DMZ의 발음이 미국의 운전면허 업무를 관할하는 자동차관리국(DMV)과 비슷한 것을 희화화한 농담이었다.

1885년 출범한 중견 언론인 모임인 그리다이런 클럽은 매년 유명 정치인과 각계 저명인사들을 초청해 정치 현안을 논의하면서 대통령 연설을 듣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해 처음 이 모임에 참석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미국#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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