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2호기에서 로봇도 견디기 힘들 정도의 높은 방사선이 측정됐다. 이에 따라 향후 40년 이내에 원자로 해체를 목표로 하고 있는 도쿄전력의 폐로 일정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2호기 격납용기 내부의 방사선량을 조사한 결과 시간당 3만1100∼7만2900mSv(밀리시버트)의 매우 높은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시간당 7만 mSv는 사람이 6분만 있어도 100% 사망하는 수치다. 또 작업용 로봇이라고 해도 전자회로가 모두 망가져 작동이 불가능하다.
사고가 난 지 1년이 지났지만 2호기에서 여전히 높은 방사선량이 계측된 것은 원자로 내에 있는 연료봉이 고열에 녹아 바닥을 뚫고 격납용기까지 흘러내렸기 때문이다. 격납용기는 원자로의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새어나오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강철 보호막이다. 원자로 가동이 정상적으로 정지된 상태라면 격납용기 내의 방사선량은 통상 0.1mSv 정도에 불과하다.
2호기 격납용기 내부 상황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도쿄전력이 26일 공업용 내시경으로 살펴봤을 때도 격납용기는 고열에 페인트가 완전 녹아내린 데다 원자로에서는 고농도 오염수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또 냉각수의 수심이 4m 이상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수심은 0.6m에 불과했다. 도쿄전력은 격납용기 내부온도가 48.5∼50도로 비교적 낮아 ‘냉온정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냉각수의 수심이 충분하지 않으면 바닥의 용융 핵연료가 다시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지난해 폭발로 격납용기마저 하단부에 손상을 입어 고농도 오염수가 밖으로 새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오염수는 원자로 건물 지하에 고여 있는데 원자로 내에 냉각수를 계속 주입하고 있어 조만간 넘칠 수도 있다.
한편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늦어도 40년 이내에는 2호기의 해체를 종료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방사선량이 줄지 않으면 로봇작업이 불가능해 기한 내 해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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