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강의실 들어오더니…여학생 향해 45구경 권총 조준사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3일 12시 14분


2일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이코스 신학대학 강의실에서 한국계 미국인 고원일(43) 씨가 권총을 난사한 순간은 순식간이었지만 현장에 있던 희생자들에겐 지옥이었다.

이날 참극의 현장은 간호학과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던 강의실.

고 씨는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한 여학생을 향해 곧장 다가가 가슴을 향해 들고 있던 45구경 권총을 발사했다.

현장을 목격한 다윈더 쿠어(19·여)는 고 씨가 학생들에게 모두 벽에 기대 서라고 지시하더니 마구잡이로 총질을 해댔다고 말했다.

고 씨가 교실에 들어왔을 때 학생들은 석달 전까지만 해도 같은 학생이었던 그를 다 알아봤다.

하지만 고 씨는 "내가 너희를 모두 죽이겠다"고 소리치는 등 전혀 딴 사람이었다.

순식간에 10명이 쓰러졌고 학생들은 공포에 질려 교실 밖으로 뛰쳐 나가는 등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대학 건물이 들어 있는 상가 지역에 볼 일을 보러 왔던 앤지 존슨(52)은 대학 건물에서 한 여성이 팔뚝에 피를 흘리면서 "총에 맞았다"고 소리치며 뛰쳐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건물 밖 잔디밭에서 구급차를 기다리던 이 여성의 팔에는 동전 크기의 구멍이 나있었고 피가 계속 흘러내렸다.

이 여성은 존슨에게 범인이 미친 사람 같았다고 말했다. 교실에 들어오더니 첫번째 희생자에게는 조준 사격을 가했고 그 다음부터는 마구잡이로 총을 쐈다고 했다.

채널A 뉴스 방송화면 캡쳐.
채널A 뉴스 방송화면 캡쳐.
대학 안에 있던 학생과 교직원은 35명 가량이었다. 옆 강의실에서 다른 강의를 듣고 있던 같은 간호학과 학생 8명은 한 학생의 침착한 대응으로 참극을 모면했다.

총소리가 나자 학생 데첸 양좀(28)은 재빨리 강의실 문을 잠그고 불을 껐다.

범인 고 씨가 주먹으로 문을 두드리는 아찔한 순간이 닥쳤다. 고 씨가 문을 향해 총을 몇발 쐈지만 강의실 안에 숨어 있던 학생들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나중에 고 씨가 도망친 뒤 교실 밖으로 나온 학생들은 옆 강의실 벽과 바닥에 핏자국이 선명한 것을 보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채널A 영상]“수업 중에 들려온 비명소리에…”

학생 20명을 데리고 수업 중이던 영어 강사 루카스 가르시아(33)는 총소리가 나고 누군가가 "총가진 사람이 있다"고 소리치자 즉각 학생들을 대피시켰다.

교실 뒷문으로 학생들을 이끌고 나간 가르시아는 학교 건물 옆 월마트 주차장으로 조용히 걸어나갔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특공대는 중무장을 한 채 건물에 진입해 범인을 찾기 위한 수색 작전을 펼쳤고 숨어 있던 학생과 교직원들을 대피시켰다.

강의실에서 경찰은 총에 맞아 즉사한 시신 5구를 수습했다. 인근 하일랜드 병원으로 후송된 5명 가운데 2명은 병원에 도착한 뒤 숨을 거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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