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서 한인 총기난사 7명 사망 “교직원-학생이 나를 따돌려 분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4일 03시 00분


중퇴생인 고원일씨 체포
희생자 중 한인 최소 2명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 시내에 있는 오이코스대에서 2일(현지 시간) 한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7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여성 6명과 남성 1명이며 그중에는 한국계 여학생이 최소 2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오이코스대(총장 김종인)에서 이 대학 준간호사 과정 중퇴생인 고원일 씨(43)가 강의실에서 45구경 반자동 권총을 난사했다. 이번 사건은 캘리포니아 주 역사상 대학 캠퍼스 내에서 벌어진 최악의 총기사건이다. 미 교민들은 2007년 4월 16일 32명을 죽이고 자살한 한국 국적 영주권자 조승희의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악몽을 떠올리며 충격에 빠졌다. 고 씨는 미국시민권자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이 대학에 나타난 고 씨는 접수계 여직원을 인질로 잡은 뒤 강의실에 들어가 여직원을 먼저 쏜 뒤 학생들을 한 줄로 세우고 총격을 가했다. 4명이 즉사하고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으며 3명은 중상을 입었다. 고 씨는 학생 8명이 있던 옆 강의실에도 들어가려 했으나 학생들이 문을 잠그자 문에 총질을 했다. 고 씨는 건물 바깥으로 나가 체링 린징 부티아 씨(38)를 살해한 뒤 그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가 1시간 후 범행 현장에서 8km가량 떨어진 쇼핑몰에서 체포됐다.

사망자에는 한국계로 추정되는 21세 심현주 씨(프리몬트 거주), 23세 그레이스 은혜 김 씨(뉴어크 BJs 레스토랑 근무) 등의 이름이 들어 있다. 경찰은 사망자의 출신 국가가 한국, 나이지리아, 네팔, 필리핀 등이며 연령은 21∼40세라고 밝혔다.

고 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여성 행정직 교직원 1명이 자신의 분노 대상이었고, 자신을 따돌렸던 학생들에게도 화가 났었다고 밝혔다고 하워드 조던 오클랜드 경찰서장이 전했다. 조던 서장은 이 교직원은 이날 총격의 피해자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고 씨는 최근 대학을 찾아와 수업료 반환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해 교직원과 언쟁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클랜드=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따돌림#미국#총기난사#한인#오이모스대#고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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