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英 사업가 의문사’ 보도 “사망전날 보시라이 가문서 호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4일 03시 00분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 시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 씨가 지난해 11월 피살된 영국인 네일 헤이우드 씨와 사이가 나빠진 것은 헤이우드 씨가 구 씨의 이혼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본보 12일자 A27면 英 사업가 살해 혐의 보시라이 부인 체포

헤이우드 씨의 한 친구에 따르면 구 씨는 2010년경 자신의 ‘내부 인물’들에게 부인과 이혼하고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할 것을 요구했으나 헤이우드 씨가 거부하자 화를 냈다는 것. 헤이우드 씨는 중국인 왕모 씨와 결혼했다.

그 후 헤이우드 씨는 친구나 사업파트너들에게 민감한 문제는 전화나 e메일로 얘기하지 말라고 하는 등 점차 신경질적으로 되어 갔다. 흡연량이 늘고 머리가 많이 빠졌으며 몸무게도 늘었다. 그는 보시라이 가족으로부터 참을 수 없는 압력을 받는다고 토로하고 지난해에는 “내년(2012년)에는 중국을 떠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헤이우드 씨는 사망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해 11월 14일 가까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보시라이 가문 사람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소환을 당해 충칭으로 간다”며 자신에게 닥친 위험을 예감한 듯 당시 상황을 긴박하게 전했다.

그는 “영국에 있는 변호사에게 보시라이 가족의 해외 투자 내용이 담긴 서류를 남겼다”고 말하고 “이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 정책’”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구 씨와의 사이가 틀어진 후 안전에 불안을 느껴왔다”며 이는 구 씨가 자신의 문건을 알고 있는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WSJ는 보시라이 가문의 해외 투자 문건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헤이우드 씨의 의문사에 대해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이우드 씨의 어머니 앤 씨는 변호사나 문건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보시라이#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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