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후광?… 아버지가 내 인생 망쳐” 침묵 깬 전처와의 아들 리왕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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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8일 03시 00분


“2007년 이후 부친 안만나… 그의 지위 이용한 적 없다”

“그의 몰락이 내 인생을 망쳤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 시 서기가 전처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인 리왕즈(李望知·34·사진) 씨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리 씨는 26일 미국 블룸버그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보시라이 사태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망가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아버지 지위를 팔아 이익을 얻은 적이 없다”며 “2007년 할아버지 보이보(薄一波)의 장례식 이후 5년간 아버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으며 구속되거나 억류된 상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보시라이 사태 이후 일부 매체들은 리 씨가 아버지 후광을 입고 보 전 서기 일가의 재산을 빼돌리는 데 일조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독살된 영국인) 닐 헤이우드를 알지도 못한다”며 “어머니는 아버지와 30년간 연락을 끊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 씨는 “분명한 것은 내 성은 ‘보’가 아니라 ‘리’라는 것”이라며 보 전 서기와의 관계를 부정했다.

리 씨의 어머니 리단위(李丹宇) 씨는 보 전 서기와 1976년 결혼했다. 하지만 보 전 서기가 구카이라이(谷開來) 씨를 만나 1984년 재혼하면서 버림을 받았다. 리왕즈 씨는 이후 외갓집 성인 ‘리’로 성을 바꿨다. 그는 베이징대 법대를 나온 뒤 2003년 컬럼비아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씨티그룹에서 일하다 다롄(大連)과 베이징의 투자회사를 다녔다.

다롄은 보 전 서기가 시장으로 있던 곳이기 때문에 리 씨가 아버지의 지위를 이용해 사업을 벌였다는 말이 나왔다. 그는 “다롄 사업은 잘 안됐다”고 밝혔다.

한편 보 전 서기가 쿠데타 기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공산당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 전 서기가 해임 전인 지난달 8일 베이징에서 열리던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체 회의에 결석한 것이 쿠데타 모의 혐의를 받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 통신은 당시 보 전 서기는 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충칭으로 돌아갔으며 당 지도부는 충칭에서 쿠데타를 기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보 전 서기가 확인된 것만으로 10억 위안(약 1800억 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뉴욕에 있는 반중 성향의 TV 신탕런뎬스타이(新唐人電視臺) 온라인판은 이날 보 전 서기가 시진핑을 축출할 목적으로 나름대로 상당한 정도의 무력동원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보 전 서기가 집단군(군단) 여러 개를 끌어들인 데 이어 란저우(蘭州) 군구 소속 공군 등을 자기편으로 가세시키려는 공작을 펼쳤다는 것이다.

한편 게리 로크 주중 미국대사는 25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올가을 (18차 당대회를 통해) 권력 교체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당대회 연기설의 근거가 희박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보시라이#리왕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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