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에 인정사정없는 美… 테러범보다 중한 75년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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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0일 03시 00분


총기위협-성폭행 前경찰관에 법원, 직권으로 이례적 엄벌

미국 뉴욕 주 대법원이 성폭행을 한 전직 뉴욕 경찰관에게 테러리스트에게 부과하는 형보다 높은 중형인 최소 징역 75년형, 최대 종신형을 7일 선고했다. 배심원들은 “성기가 삽입되었다는 증거가 없다”며 유죄 혐의를 내리지 않았지만 판사가 이례적으로 직권 선고를 내렸다. 성폭행 및 성폭력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한국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뉴욕 주 대법원은 이날 전직 경찰관 마이클 페냐(28·사진)에 대해 ‘가장 잔혹하고 치욕적으로 피해자에게 성폭력을 휘두른 혐의’ 등을 인정해 이같이 선고했다. 배심원단이 의견불일치 의견을 내놓을 때만 해도 통곡했던 피해 여성(25)은 재판부의 최종 판결이 나오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친구, 가족들과 포옹했다. 그는 판결 후 “지금까지 한순간도 그날의 악몽을 떠올리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중형을 선고한 리처드 커러더스 대법관은 “그는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파괴해버렸다”고 간단하게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뉴욕경찰(NYPD)은 최고선(善)이 모인 집단이다. 그가 비록 3년여를 이곳에서 근무했지만 그는 이제 최고선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페냐는 최후 진술에서 “만취 상태여서 그날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 피해 여성과 가족,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재판부의 결정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그를 변호한 이프라임 새빗 변호사는 “내 변호인 중에는 테러리스트들도 있었는데 이번 선고는 테러리스트에게 주어진 것보다 더한 중형이다. 경찰로 복무한 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항고하겠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10년 형을 재판부에 제시했다.

페냐는 지난해 8월 오전 6시경 맨해튼에서 차를 기다리던 한 여성을 총으로 위협해 성폭행했다. 그는 당시 경찰 비번이었고 24세인 피해자는 교사로 첫 출근하는 날이었다. 페냐는 강하게 저항하는 피해자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눈을 뜨면 총으로 얼굴을 쏘겠다고 위협하며 반복적으로 성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페냐를 기소한 사이러스 밴스 맨해튼 지방검사는 판결 직후 성명을 통해 “피해자의 용기를 칭찬하고 싶다. 한 결백한 여성의 인생을 파괴한 죄를 따지자면 종신형도 가볍다”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미국#성폭행#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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