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634m ‘새 희망탑’ 세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2일 03시 00분


전파송신용 ‘도쿄 스카이트리’ 오늘 일반에 공개

일본 부흥의 염원을 담아 22일 일반에 공개되는 높이 634m의 도쿄 스카이트리. 아사히신문 제공
일본 부흥의 염원을 담아 22일 일반에 공개되는 높이 634m의 도쿄 스카이트리. 아사히신문 제공
‘우리에게 다시 희망을 다오!’

일본 부흥의 염원을 담은 ‘도쿄 스카이트리’가 22일 일반에 공개된다. 높이 634m로 인간이 만든 지상 건축물 가운데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828m) 다음으로 높다. 철탑 가운데서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 기존 도쿄의 상징물 도쿄타워(332.6m)보다 1.9배, 한국의 63빌딩(274m)보다는 2.3배로 높다. 날씨가 맑을 때는 200여 km 떨어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도 탑을 볼 수 있다.

22일 일반에 공개되는 350m와 450m 높이의 제1, 제2전망대의 관람료는 각각 2500엔(약 3만6750원)과 3500엔(약 5만1450원). 다소 비싼 금액이지만 7일 현재 입장권 예약자는 100만 명을 넘었다. 2개월 뒤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로 벌써부터 도쿄디즈니랜드를 대체할 관광명소로 주목받는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1년간 3200만 명이 도쿄 스카이트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 스카이트리의 당초 임무는 지상파 방송의 전파송신용 철탑이다. 일본 방송사들은 그동안 도쿄타워를 이용해 방송 전파를 발신했지만 주변 고층건물이 늘면서 전파장애가 잦자 새 전파탑을 세웠다. 2008년 7월 14일 공사를 시작해 올해 2월 완공할 때까지 3년 7개월 동안 건설비만 400억 엔(약 5900억 원)이 들었다. 투입된 철의 무게만 에펠탑의 5배, 도쿄타워의 9배에 이른다.

일본 국민의 마음에 도쿄 스카이트리는 ‘높이’와 ‘규모’로만 다가오지 않는다. 20년째 이어지는 장기불황, 활력을 잃어가는 고령사회,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 등 우울한 소식만 계속되는 일본의 국운을 바꿔 보자는 염원과 소망이 담겨 있다. 일본의 부흥을 다시 한 번 기원하는 희망탑인 것이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도쿄 스카이트리 주변은 벌써부터 인파와 기대감으로 들끓고 있다. 도쿄 스카이트리와 인근에 들어선 3만6900m²의 복합쇼핑몰 ‘도쿄 소라마치’는 도쿄 최고 관광지로 부상했다. 도쿄 소라마치에는 321개의 고급 상점가와 수족관, 놀이시설이 들어섰다. 당초 대규모 적자를 우려했던 개발업체인 도부그룹은 기대 이상의 호응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도쿄 스카이트리#희망탑#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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