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의 주가가 상장한 지 사흘 만에 18.9%나 폭락하며 ‘거품 기업공개(IPO)’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금융당국이 상장 절차를 책임졌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모건스탠리는 상장 직전 페이스북 실적 전망치를 낮춘 부정적 보고서를 일부 큰손 고객에게만 제공해 주가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2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와 매사추세츠 주정부는 상장 주간사회사인 모건스탠리가 상장 직전 기업설명회를 하면서 소속 애널리스트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일부 대형 기관투자가에게만 제공한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문제의 보고서는 “모바일광고 시장이 일반 PC 시장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 페이스북의 올해 매출을 당초 50억 달러에서 38억 달러로 하향 조정한다”며 주가 전망을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동 주간사회사인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도 이 보고서를 따라 수익 전망을 낮췄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일반투자자에게는 상장 뒤에 뒤늦게 공개돼 공모에 뛰어들었던 개미투자자들만 주가 하락의 피해를 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보고서의 전망이 실제 공모가 책정에 반영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리처드 케첨 FINRA 의장은 “이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FINRA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사추세츠 주정부는 이날 모건스탠리에 소환장을 발부했다. 이와 관련해 모건스탠리 측은 “페이스북 상장과 관련해 적법 절차를 따랐다. 페이스북 실적 전망치를 낮춘 보고서는 여러 곳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일부 투자자들은 23일 뉴욕 맨해튼연방법원에 부정적인 수익 전망치를 숨기고 상장 과정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모건스탠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또 페이스북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33개 투자은행이 참여한 IPO 과정에서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모건스탠리는 이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공모가는 당초 주당 28∼35달러로 제시되다가 상장을 앞두고 35∼38달러로 상향 조정되더니 상장 전날 38달러로 결정됐다. 발행주식 물량도 막판에 25%나 늘었다. 상장 전 장외매수로 페이스북 주식을 사들였던 골드만삭스, 타이거펀드 같은 기관투자가들은 상장 이후 주식을 팔아치워 이익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상장 당일 증시 시스템 오류로 페이스북 주식 거래가 지연된 데 대해 22일 일부 투자자는 나스닥 주식시장을 운영하는 OMX그룹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18일 공모가 38달러로 상장된 페이스북 주가는 22일 31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사흘간 공모가 대비 18.9%, 시초가(42.05달러) 대비 26.3% 폭락했다. 사흘 만에 시가총액 약 300억 달러(약 35조 원)가 사라진 것이다. 투자회사 스트리트원파이낸셜의 스콧 프리즈 대표는 “페이스북 주가가 25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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