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한 골, 아들 한 골… 세상에서 가장 훈훈한 은퇴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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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5일 11시 07분


사진= 경기 영상 캡처
사진= 경기 영상 캡처
성인 프로축구 경기에서 8살 꼬마아이가 교체 투입돼 골을 넣었다면 믿겨질까? 그리고 8살짜리 아이를 교체해도 문제가 없는 것일까?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얘기냐고 할지 모르지만 러시아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물론 승부가 치열한 일반적인 경기는 아니고 러시아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레전드 수비수’로 이름을 날린 바딤 예브세예프의 은퇴 경기에서 연출된 ‘실화’다.

듣기만 해도 절로 훈훈해지는 사연은 이렇다.

지난 13일 러시아 축구 대표팀과 세계 올스타팀의 대결이 바딤 예브세예프의 은퇴경기로 열렸다.

러시아 대표팀으로 출전한 이날의 주인공 바딤 예브세예프는 세계 올스타팀에게 1:4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18분 관중들의 함성과 박수갈채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러시아 대표팀의 한 골도 바딤 예브세예프가 넣은 것이다.

그렇게 떠나는 바딤 예브세예프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당당히 걸어들어온 선수는 8살짜리 꼬마아이. 바로 그의 아들 드슈스 크리산이었다.

상황을 모르고 웅성거리던 관중들은 8살 꼬마 크리산의 플레이에 함성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전광판에 꼬마 아이가 바딤 예브세예프의 아들임이 소개된 것.

은퇴하는 아빠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축구 꿈나무’ 크리산은 45초 만에 팀에 한 골을 더했다.

크리산의 골은 단독 돌파로 이루어졌지만 사실 이 골을 어시스트한 건 경기장의 모든 선수들이었다.

어느 팀 할 것 없이 경기장의 모든 선수들은 크리산과 함께 뛰면서 태클을 하고, 그라운드에 넘어지는 등의 리얼한 ‘할리우드 액션’을 선보이며 크리산의 득점을 도왔다.

골이 들어가자 관중석에서는 크리산과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준 선수들의 배려에 대한 기립박수가 장시간 이어졌다.

이 골은 공식적인 득점으로 인정됐고, 크리산은 러시아축구 사상 최연소 데뷔 선수가 되면서 45초 만에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결국 경기는 러시아 대표팀이 세계 올스타팀에 2:4로 졌지만 아빠 한 골, 아들 한 골로 채워진 이날 승부는 ‘세상에서 가장 훈훈한 은퇴경기’로 불리기에 충분했다.

영상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내가 본 골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 장면이다”, “와 정말 감동적인 은퇴경기다”, “아이에 대한 선수들의 배려가 아름답다”, “공식적인 골로 인정됐다는 사실도 훈훈하다” 등의 폭발적인 호응을 내보였다.

▶ ‘세상에서 가장 훈훈한 은퇴경기’ 보러가기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트위터 @joonam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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