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외교위원장 “中, 탈북자 한국행 보장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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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中대사관 앞 집회 찾아“나도 쿠바 탈출한 난민출신, 탈북자들의 공포 잘 알아”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24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즉각 탈북자들을 석방하고 안전한 한국행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로스레티넌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 송환 중단 촉구 집회에 참석해 “중국은 탈북자를 인도적으로 대우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지금까지 귀를 막아 왔다. 억압받는 사람들의 울부짖음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의 주도로 중국대사관 앞 촛불집회가 열린 지 101일째 되는 날이다.

로스레티넌 위원장은 “나도 쿠바를 탈출한 난민 출신으로 탈북자들이 겪었을 공포를 누구보다 잘 안다”며 “후 주석은 중국을 거쳐 남한과 자유세계로 가려는 모든 탈북자에게 길을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후 20일 된 신생아와 산모가 3월 강제 북송된 사례를 거론하며 “세상에 어떤 정권이 아이들마저 사지로 내쫓느냐, 북한과 중국 정부는 냉혈정권이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에 ‘국가안전위해죄’ 위반 혐의로 구금 중인 김영환 씨 등 4명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면서 북한에 납북자를 당장 석방할 것을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옛 속담에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며 “오늘 집회의 작은 촛불이 자유와 희망을 향해 어둠을 밝히는 불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레티넌 위원장은 미중 외교관계 악화를 우려한 참모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회 참석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회에는 베트남전쟁 참전군인 출신인 남편 덱스터 로스레티넌 씨와 맥 코터 미국 하원의원 부부가 함께했다. 앞서 로스레티넌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무장지대(DMZ)와 판문점을 방문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하원의원#탈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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