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않는 선생님, 뉴욕-서울 ‘학력 기적’ 낳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5일 03시 00분


■ 한미 기초학력 세미나서 소개

학생들을 바꾸는 첫 번째 원동력은 학교와 교사의 열정이다. 교사가 학생에게 높은 목표 의식을 심어주고 밀착지도하면 기초학력 미달 학교도 금세 학력향상 우수 학교로 탈바꿈한다. 미국 뉴욕의 초등학교인 YSADE(위)와 서울 연천초(아래)는 이런 우수 사례로 꼽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학생들을 바꾸는 첫 번째 원동력은 학교와 교사의 열정이다. 교사가 학생에게 높은 목표 의식을 심어주고 밀착지도하면 기초학력 미달 학교도 금세 학력향상 우수 학교로 탈바꿈한다. 미국 뉴욕의 초등학교인 YSADE(위)와 서울 연천초(아래)는 이런 우수 사례로 꼽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영 스칼러 아카데미 초등학교(YSADE). 2008년 9월 개교했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신생 학교는 아니었다. 기존에 있던 초등학교의 학력이 바닥을 치자 교육당국이 강제로 폐교시키면서 새로 문을 연 학교 2곳 중 하나였다.

전교생 200명 가운데 95%가 급식비를 지원받을 정도로 가난한, 전형적인 슬럼가의 공립학교. 이미 다니던 학생들을 다시 받았으니 수준 역시 전과 같을 거라는 예상이 많았다.

결과는 달랐다. 새 출발을 한 지 3년 만에 교육 당국의 모든 평가마다 A, Good, Proficient(능숙) 같은 최고등급을 휩쓸었다. 이 학교는 2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개최한 ‘한미 기초학력 국제공동 세미나’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학력 향상의 비결은 교사와 학교의 변화. 학력이 높은 교사를 선발하고, 학교의 커리큘럼을 뜯어고쳤으며, 학습 시간을 늘렸다. 교사들은 공부에 관심이 없던 아이들을 방과 후에 붙잡아 놓고 수학과 영어를 가르쳤고, 영화 펜싱 야구 등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했다. 미래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없던 아이들에게 대학이라는 목표의식도 심어줬다. 학생당 교사 또는 지역 사회의 어른 한 명이 밀착 지도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학교에 관심이 없던 학부모들도 끌어들였다. 축구나 소프트볼을 하자며 학교로 초청한 뒤 자녀 공부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지난해 이 학교는 교육청 연례 평가의 ‘학생 향상도’ 항목에서 60점 만점에 57.9점을 얻었다. 세미나에 참석한 다니카 라크루아 교장은 “교사가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을 쏟고, 아이들에게 높은 성취 목표를 제시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사의 열정이 아이들을 견인하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우수 사례로 함께 소개된 서울 은평구 연천초등학교는 2009년 학업성취도 평가(6학년 대상)에서 기초학력 미달률이 6.04%로 나와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지정됐다. 생계형 맞벌이 부모가 많아 자녀의 교육을 적극적으로 챙기지 못하는 지역적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2년 만에 서울 시내 초등학교 100여 곳이 학력향상 비결을 벤치마킹하러 찾아오는 곳으로 변했다.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국어 수학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전혀 없었다.

교사들은 자체 학력평가로 실력이 부족한 학생을 찾아낸 뒤, 담임이 방과 후에도 책임지고 가르쳤다. 교사들 스스로가 대학교수와 베테랑 교사를 초청해 학습지도 노하우를 배우고 수업 방식을 발전시켰다. 학습법과 진로 등 다양한 주제로 학부모 설명회를 열어 자녀의 학교생활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 점도 주효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스칼러 아카데미#기초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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