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지났건만 잔해 그대로…방사선량 연간 허용치의 50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8일 03시 00분


■ 후쿠시마 원전 내부 첫 공개

‘폭발에 날아간 지붕과 벽, 사방팔방 너덜거리는 철근과 구겨진 배관….’

일본 정부가 26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4호기의 원자로 건물 내부를 사고 발생 1년 2개월 만에 처음 언론에 공개했다. 일본 정부가 제1원전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3회째이지만 1∼4호기를 통틀어 원전 건물 내부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1회째는 취재 버스에서 내리지 못했고 2회째는 15분간 버스에서 내렸지만 건물 외부에만 접근할 수 있었다.

2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작년 3월 사고 당시 가동이 중단돼 비교적 안전하다는 4호기도 지상에서 봤을 때 흉측한 건물 모습은 다른 원전과 다르지 않았다. 수소폭발로 원자로 건물 지붕과 바다 쪽과 마주한 벽이 날아간 데다 곳곳에 철근과 배관, 콘크리트 잔해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건물 1층 내부는 어두웠고 방사선량은 시간당 50mSv(밀리시버트)로 일반인의 연간 피폭한도인 1mSv의 50배에 달했다. 건물 5층에는 원전 3기분에 해당하는 1535개의 사용후 핵연료봉이 보관된 사용후 연료저장조가 하얀 천으로 덮여 있었다. 작년 가을에 시작된 원자로 건물 내부 잔해 철거작업은 겨우 60% 정도 진행됐다. 방사선량이 높아 근로자들이 장시간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자로의 핵연료가 녹아내린 1∼3호기는 내부 방사선량이 워낙 높아 진입도 못하고 있다. 원자로는 섭씨 100도 미만의 냉온정지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강한 지진이 다시 발생하면 무슨 사고가 생길지 예측 불가능하다.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원전담당상은 “향후 30∼40년에 걸쳐 매우 힘겨운 원자로 폐쇄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방사선#후쿠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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