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원전사고 직전 日해역서 산란… 태평양 건너와”
“일정기간 지나면 방사능 소멸” 과학계 주장과 달라 충격
미국 서부 해안에서 잡힌 참다랑어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누출된 것으로 보이는 방사능이 검출됐다. “방사능은 잔존 기간이 짧기 때문에 어류가 바다를 건너오는 동안 모두 소멸된다”고 주장해온 미 과학자들과 식품보건 당국, 수산업계 관계자들은 머쓱해졌다. 해양 생물에 의해 방사능이 이렇게 멀리 이동한 첫 사례로, 연구팀은 다른 해양 생물도 방사능을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와 스탠퍼드대 해양생물 연구팀은 지난해 8월 미 서부 태평양 연안인 샌디에이고 부근 해역에서 잡은 어린 참다랑어 15마리의 세포조직을 검사한 결과 방사성 물질인 세슘-134와 세슘-137이 검출되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28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검출량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양보다 3% 높은 수준이며 세슘-137은 바탕준위(background level·통상적으로 검출되는 수준)의 다섯 배에 이른다. 연구팀은 세슘-134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에는 해양에서 검출된 적이 없고 1960년대 이후 태평양에서 행해진 핵실험의 잔류물인 세슘-137도 바탕준위 수준에서 검출돼 왔다는 점에서 참다랑어가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능에 오염된 것으로 믿고 있다. 연구팀은 방사성 물질이 해류를 통해 미 서부까지 흘러왔거나 대기를 통해 전해져 바다에 축적됐을 가능성을 함께 점검했지만 아닌 것으로 결론을 냈다.
태평양 참다랑어는 일본 근해에서 산란하고 동쪽으로 이동해 캘리포니아 주 근해의 무리에 합류한다. 이번 검사 대상 참다랑어는 포획 당시 생후 6개월가량이었다. 지난해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전 일본 해역에서 부화한 뒤 오염된 크릴새우와 오징어 등을 먹어 체내에 방사능을 축적한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진은 검출된 방사능량이 미국과 일본 정부가 정한 식품 안전 기준치의 10분의 1에 불과해 섭취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나 일부 미 언론은 ‘방사능 참치?’라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먹거리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 참다랑어는 일본 초밥 재료 가운데서도 가장 인기 있는 어종 중 하나다.
실제 연구팀들은 참다랑어가 1만 km나 되는 먼 바다를 헤엄치면서도 신체 시스템에서 오염물질을 완전히 떨어내 버리지 못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해역에서 서식하는 바다거북 상어 바닷새 등을 통해 추가로 방사능이 미국으로 흘러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연구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 [채널A 영상]
日 대지진 1년, 아직도 일본산 안팔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