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치러진 이집트 대선 1차 투표 결과에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이집트에서 격화되고 있다.
아랍위성방송 알아라비야는 28일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가 1차 대선투표 결과를 공식 발표하고 몇 시간 뒤 수도 카이로에 있는 아흐메드 샤피크 후보(71)의 선거본부 사무실에 불길이 치솟았다고 전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에서 총리를 지낸 샤피크 후보는 1차 투표에서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무르시 후보(6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샤피크 후보의 선거운동원은 “폭도들이 사무실로 난입해 안에 있던 우리를 공격하고 차고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이집트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비롯한 이집트 대도시에서도 이날 수천 명의 시위대가 무르시 후보와 샤피크 후보의 결선투표 진출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나선 마흐무드 모만 씨(19)는 “우리는 무슬림형제단도, 무바라크의 추종자도 아닌 이 광장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1차 투표에서 저조한 지지율로 탈락한 인권변호사 칼리드 알리(40)도 타흐리르 광장 시위에 참가해 “무바라크를 무너뜨렸던 것처럼 샤피크도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파 함딘 사바히 후보(58)가 1위를 기록한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시위대가 거리에서 무르시 후보와 샤피크 후보의 대형 사진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카이로 북쪽의 다칼리야 주 만수라에서는 시위대들이 두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급습해 두 후보의 지지자들과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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