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로 유출된 자국 문화재 환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캄보디아 정부가 이번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전시된 석상 한 쌍(사진)을 반환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캄보디아 정부는 앞서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 용사상이 도난품이라며 반환을 요청해 현재 미국 법무부가 불법 여부를 수사 중이다.
캄보디아 정부가 반환을 요구한 석상 한 쌍은 ‘무릎을 꿇고 있는 시종’으로 불리며 높이 1.2m, 무게 90kg으로 크메르 제국 시절인 10세기에 만들어졌다. 수도였던 코케르 지역 내 프라사트 첸 사원에 있었던 석상들은 1994년부터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내 동남아시아관 입구 쪽에 전시돼 있다. 전문가들은 소더비 경매에 나온 용사상처럼 이 석상들도 1970년대 도난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박물관 측은 1987∼1992년 각각 머리와 몸통이 나뉜 채 석상들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기증자인 영국인 더글러스 래치포드 씨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1980년대 후반 런던의 ‘스핑크앤드선’이란 회사로부터 1만 파운드에 구입했으며 구입 경로와 관련된 서류는 없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수년 전 크메르 왕조 유적을 담당하는 부처인 ‘아프사라’에 해외 문화재 관리 업무를 추가했다. ‘아프사라’는 현재 해외로 반출된 유물들의 반환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강구하고 있다.
약탈되거나 불법으로 해외에 유출된 문화재는 각국에서 외교라인을 통해 반환 요청을 하는 게 일반화돼 있다. 1970년 유네스코가 도난물품거래금지에 관한 협약을 만들었으나 강제성이 없고 약탈 문화재가 많은 유럽의 경우 협약 가입이 저조하다.
현 소유주가 직접 약탈한 게 아니라 제3자를 통해 유물을 구입한 경우 법적으로 되돌려 받기 어려워 구매 형식으로 반환받는 경우가 많다. 소더비에 경매로 나온 캄보디아 용사상도 개인이 수십 년 전 구입한 물품이어서 미국 법무부의 조사 결과 불법 유출된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경매 목록에서만 빠질 뿐, 반환을 위해서는 소유주와 캄보디아 정부 간의 합의가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불법 유출이 판결로 확인되면 반환 절차가 수월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미국으로 유출된 한국 문화재 4만2000여 점 중 상당수는 불법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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