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멘토 파커의 ‘에어타임’ 페이스북과 연동 서비스 시작
“스카이프는 이미 구닥다리 기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이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보이스톡)를 시작하자 한국 이동통신업체의 반발이 심한 가운데 미국에서는 5일 이보다 훨씬 진화한 무료 영상통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합친 새로운 통신서비스가 첫선을 보였다. ‘에어타임’사는 이날 영상통화는 물론이고 SNS 기능을 추가한 3세대 무료 영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5일 미국 뉴욕 맨해튼 다운타운의 한 대저택. 에어타임사 창업자이자 공동대표인 숀 파커(사진)가 자신의 집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에어타임 서비스를 이날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에어타임을 미국 내 인터넷 무료전화와 영상통화 서비스로 급성장한 스카이프를 넘어서는 회사로 키우겠다면서 “스카이프는 이미 구닥다리 기술”이라고 폄하했다.
에어타임은 페이스북과 연동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새롭다. 현재 페이스북은 친구의 타임라인과 프로필을 보고 댓글을 달고 사진과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어타임은 한발 더 나아가 화상 카메라만 갖추고 있으면 페이스북 친구들과 무료로 고화질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스마트폰을 통한 애플리케이션도 곧 내놓을 것으로 보여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 친구와 무료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파커 대표는 “인기 있는 이용자들의 순위를 매기는 랭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화상채팅으로 발생할 여러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할 시스템을 갖췄다”고 밝혔다. 자기의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을 때면 자신이 미리 지정한 이미지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
미국 정보통신업계는 무엇보다 숀 파커라는 인물이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음악 및 파일공유 사이트인 냅스터의 공동 창업자로 음반업계에 일대 돌풍을 일으켰던 인물. 미 17개 음반제작사들이 저작권 침해로 소송을 제기하자 2002년 독일 최대 미디어기업 베르텔스만에 매각했다. 당시 파커의 실험은 음반제작사들이 온라인 음원에 대해 눈을 뜬 계기가 되면서 새로운 시장을 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있으면서 페이스북의 진가를 가장 먼저 발견하고 마크 저커버그를 2004년 실리콘밸리로 불러 멘토링을 하고 페이스북 초대 사장에 오른다. 페이스북과 함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배경에 이 같은 인연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파커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도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이제 지루해졌다”며 “에어타임이 인터넷에 놀라움과 뜻밖의 재미를 다시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에는 액셀파트너스, 앤드리센호로위츠, 구글벤처스, SV 에인절 등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 투자사들이 830만 달러(약 98억 원)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 페이스타임(애플), 행아웃(구글), 티니챗, 어스트림 등 무료 영상통화 서비스가 많고 매출 규모상 대표적인 인터넷 서비스가 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스카이프 등 인터넷 무료 통화 서비스의 등장으로 기존 이동통신업계가 위축되기보다 오히려 시장이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버라이즌 등 이동통신업체들은 “이전보다 낮은 가격에 더 고품질의 통화를 할 수 있다”면서 비용절감과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저품질 인터넷 무료 통화에 대항해 보다 고품질의 유료 통화 시장을 연 것. 통신업계가 서로를 제로섬의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고 통신시장의 파이를 더욱 키워가는 공생 관계가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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