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시위에 참가한 후 두 차례에 걸쳐 20년을 넘게 복역한 민주화운동가 리왕양(李旺陽·62·사진) 씨가 6일 후난(湖南) 성 사오양(邵陽) 시의 병원에서 흰 천으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감옥에서 풀려난 지 1년 만에 숨진 그의 사인을 둘러싸고 의혹이 일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리 씨는 1989년 사오양 시 유리공장의 노동자로 일하다 톈안먼 사태가 전국으로 퍼질 때 사오양 시 노동자단체의 주석을 맡았다. 그는 톈안먼 사태가 유혈 진압된 뒤 국가정권전복죄로 체포돼 13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00년 중증 심장병과 한쪽 눈 실명, 디스크 등 고문과 수형 과정 중에 생긴 병으로 2년 감형돼 풀려났다. 석방된 후 감시와 탄압에 항의하다 2001년 다시 체포돼 국가전복선동죄로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그는 병을 앓아 182cm였던 키가 173cm로 줄었다고 한다. 그의 여동생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 자유아시아 TV의 취재에 응했다가 후난 성 당국으로부터 3년 노동 교화형을 받았다. 그의 사인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 현지 공안과 병원 측은 그가 자살했다고 밝혔지만 유가족들은 죽음을 둘러싼 정황에 의문을 제기하며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한 친척은 AP통신에 “투옥 후유증으로 아주 아팠지만 그는 결코 자살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리 씨는 지난주에도 TV 방송 인터뷰에서 투쟁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홍콩의 ‘인권민주운동정보센터(ICHRD)’를 포함한 중국의 인권단체들이 앞다퉈 성명을 내고 당국이 그를 살해한 뒤 자살로 위장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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