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시리아에 대해 처음으로 ‘전면적인 내전상태’라고 공식 인정했다. 또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에 무기
지원을 한 데 이어 아랍 국가들은 반군에 무기를 지원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국제사회의 시리아 해법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에르베 라드수 유엔 평화유지활동 담당 사무차장은 12일 AFP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사태를 내전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주요 도시와 영토의 많은 부분을 반군이 장악하고 있으며 정부군은 (이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 고위급 인사가 시리아 사태를 내전으로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현재 정부군이
탱크뿐 아니라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공격하고 있다. 사태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리아 정부는 13일
“시리아는 내전이 아니라 테러리스트들과 전쟁을 치르는 중”이라며 기존 입장을 반복해 유엔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AFP 등은 시리아 정부군이 공세를 강화한 가운데 전역에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져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8일간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던 서북부 하파에서는 13일 반군이 정부군에 패해 후퇴했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이 지역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소탕했다고 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12일 하루에만 최소 72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또 터키 외교부는
13일 “지난 48시간 동안 약 2000명의 시리아인이 국경을 넘어 터키로 왔으며 지난 15개월 동안 터키로 피란 온 시리아
난민이 약 2만95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2일 미 워싱턴의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에 군사용 헬리콥터 등의 무기를 제공해 시리아 사태를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어용 무기만 수출할 뿐 내전에서 사용되는 어떤 무기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명백한
거짓”이라며 비난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자유시리아군(FSA)을 포함한 시리아 반군단체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13일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터키 앙카라에서 근무하는 익명의 서방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와 카타르의 무기가 터키 정부의 암묵적 지원 아래 터키를 경유해 시리아 반군단체에 전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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