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에 임신. 이듬해 결혼했지만 22세 때 이혼. 곧 재혼했으나 다시 실패. 아버지가 다른 두 혼혈 아이를 키운 저소득층 싱글맘. 아들을 ‘버리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다가 잘못된 의료 시스템으로 인해 52세에 암으로 죽은 여인.
문제 소녀의 불운한 삶을 다룬 이야기 같지만 그 주인공은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의 어머니, 스탠리 앤 더넘이다.
뉴욕타임스 기자인 저자는 2008년 대선 당시 오바마 후보에 대한 시리즈 기사를 쓰면서 그의 어머니에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후 2년 6개월간 가족과 친구, 동료, 그리고 아들인 오바마 대통령을 인터뷰해 더넘의 50여 년 인생을 재구성했다.
더넘은 아들을 하와이에 있는 어머니에게 맡기고 인도네시아로 떠나버린 비정한 엄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가 자녀 교육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어머니라고 강조한다. 더넘은 아들이 태어난 뒤 10년간 하와이와 인도네시아 자바 등지에서 그를 키웠고 홀로 인도네시아에 있을 때도 대학 입시 등 아들이 중요한 시기를 맞을 때마다 하와이로 돌아와 아들을 보살폈다. 그의 지인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더넘은 인도네시아에서 흑인이라고 차별받던 아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줬고 교만 없는 겸손, 타인에 대한 공감, 어른에 대한 공경심을 가르쳤다. 지금 오바마 대통령이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을 흡수할 수 있는 건 어머니의 덕이다.”
읽고 나면 스탠리 앤 더넘이라는, 지금껏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여성이 한 사람의 멘토처럼 다가온다. 그는 평생 자신에게 충실했고 새로운 것에 도전했으며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옛 사진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책이 주는 혜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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