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로 연정이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경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연정은 얼마 못 가 붕괴할 것이다.”
시아 아나그노스토 풀루 아테네 판테온대 교수(정치학·사진)는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후 그리스 정국을 이같이 전망했다.
풀루 교수는 “그리스 국민은 기본 생계비조차 부족해 더이상 잃을 게 없다는 생각 때문에 두려움이 없다. 기존 정당들은 유로존 탈퇴 우려를 내세우며 표를 요구하고 있는데 국민은 그런 위협은 무서워하지 않는다”며 시리자당 같은 급진적인 정당이 인기를 얻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3년 전만 해도 시리자당 같은 급진적인 정당을 지지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자살, 실업, 경제적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진 국민에게 희망과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앞으로 거대한 야당의 출현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경제와 사회가 안정되지 않는 한 정국은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연정 구성에 대해 “시리자가 1당이 되면 민주좌파와 연정을 시도하겠지만 거부당하면 의원들을 빼오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산당에도 시리자당을 지지하는 의원이 조금 있다고 한다. 신민주당이 1당이 되면 사회당 및 민주좌파와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관건은 연정의 출범보다는 얼마나 유지될 것이냐이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풀루 교수는 지금 그리스의 가장 큰 문제로 “경제 위기와 난민 문제”를 꼽았다.
“유럽연합(EU)은 유럽의 경제위기까지 그리스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그리스 국민은 유럽 시민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얼마나 절망적인가. 정치권과 정부는 이 많은 부채가 누구 때문에 생겼는지, 어떤 조건으로 얼마나 갚아야 하는지 국민에게 알리고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해야 한다. 또 경제위기가 커지면서 불법 난민 문제까지 겹쳤다. 난민은 그리스 국민보다 더 큰 피해자다. EU는 난민 문제를 모른 체하고 있다. 이런 난민 문제를 극우 신나치당인 황금새벽당이 이용해 왔다. EU가 난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유럽에서 동족상잔의 큰 비극이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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