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정치 탄압… ‘유로 2012’ 보러 안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0일 03시 00분


티모셴코 前총리 수감 항의
獨-英-佛 정부인사 파견 안해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공동으로 개최 중인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가 율리야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전 총리(52·사진)에 대한 정치탄압 논란으로 반쪽짜리 대회가 되고 있다.

대표팀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하는 것으로 유명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티모셴코 전 총리가 풀려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방문은 없다”고 못 박았다. 영국과 프랑스, 스웨덴도 우크라이나에서 열리는 자국 대표팀의 경기에 정부 인사를 한 명도 파견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2일 우크라이나에서 열릴 예정이던 중부 유럽 정상회의도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 등 10개국 정상이 티모셴코 탄압에 항의해 불참하는 바람에 회의가 무산됐다.

유로 2012에 이어 다음 달 열리는 런던 올림픽에서도 티모셴코 탄압이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티모셴코 전 총리의 딸 예브게니아 티모셴코 씨(32)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우크라이나의 독재자가 런던 올림픽 방문을 못 하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 보도했다. 영국 명문 런던정경대에서 정치철학을 전공한 예브게니아 씨는 우크라이나 야권의 구심점으로 티모셴코 구명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2004년 우크라이나 대선 당시 여당의 선거부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해 ‘우크라이나의 잔다르크’ ‘오렌지 혁명의 꽃’이라 불렸다. 당시 총리 빅토르 야누코비치를 권좌에서 몰아내고 2005년 총리에 오른 그는 2010년 대선에서 야누코비치에게 패했다. 이후 권력 남용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징역 7년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형을 마친 뒤에도 3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야누코비치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살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우크라이나 검찰은 18일 “티모셴코가 16년 전 하원의원이자 사업가인 예프헨 셰르반 부부를 청부살해한 것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살인 혐의를 추가할 방침임을 밝혔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우크라#유로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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