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G20 기념촬영 후 발밑 ‘국기 인쇄 쪽지’ 주워
中언론-누리꾼 “애국심 감격” 反中매체선 “구두에 붙은 것”
18일 멕시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20개국 정상의 단체 기념촬영 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갑자기 허리를 굽혔다. 그러곤 바닥에서 무엇인가를 집어 들어 주머니에 넣었다.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가 인쇄된 작은 쪽지였다. 주최 측은 기념촬영 때 각 정상이 설 자리를 바닥에 국기로 표시했는데, 후 주석은 자리를 뜰 때 이를 집어서 챙긴 것.
이를 놓고 중국 언론과 누리꾼들은 감격했다. 후 주석이 국기에 대한 진정한 존중의 마음을 솔선수범해 보여줬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허리를 굽힌 순간, 위대한 중국은 우뚝 섰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베이징일보는 1949년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톈안먼 성루에 올라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됐다”고 외친 뒤 버튼을 눌러 오성홍기가 게양되도록 한 장면과 이번 장면을 비유했다. 홍콩 펑황(鳳凰)위성TV는 “이 장면으로 후 주석의 10년 집권 성과를 총결산할 수 있다”며 “다른 국가 정상과 달리 후 주석만이 이렇게 한 것은 그의 마음 씀씀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발행되는 반중(反中) 매체들은 “중국 언론의 아첨보도가 빚어낸 중국인들의 착각”이라고 비판했다. 오성홍기가 구두에 붙어서 떼어낸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당시 동영상을 보면 후 주석이 구두에 반쯤 걸쳐져 있는 오성홍기를 집어든 것은 사실이다. 손으로 직접 바닥에서 떼어낸 게 아니다. 하지만 바닥에 붙어 있던 오성홍기가 구두에 걸쳐진 것이 후 주석이 나중에 집기 위해 일부러 구두로 건드린 때문인지, 발을 움직이다가 우연히 구두에 걸쳐진 것인지는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다만 전자의 경우여도 직접 손으로 떼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중국 언론들처럼 미화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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