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이슬람 국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상 처음으로 다음 달 27일 개막하는 런던 올림픽에 여성 선수를 출전시킨다. 사우디는 여성이 공개 장소에서 신체를 드러내면 안 된다는 율법에 따라 여성의 올림픽 참여를 막아 왔다. 학교에서는 여학생에게 체육 교육도 금지하고 있다.
24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사우디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은 “승마 선수인 달마 루슈디 말하스(18·사진)가 올림픽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유일한 선수로 뽑혔다”며 “다른 여성 선수들도 품위를 지키는 복장을 갖추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품위가 있는 복장’이란 몸에 붙지 않는 다소 헐렁한 옷에 얼굴은 노출한 채 머리만 가리는 ‘스포츠 히잡’을 착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BBC는 전했다. 말하스는 2010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회 유스올림픽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초청으로 참가해 동메달을 땄다.
사우디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압둘라 국왕이 직접 나선 특별모임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왕과 왕세제, 외교장관, 종교지도자, 꾸란 전문가 등이 비밀리에 만나 여성의 사회적 활동 강화에 대한 토론을 벌였으며 그중 올림픽에 여성 선수를 참가시키는 방안도 포함됐다는 것.
여성에게 자동차 운전을 허용하지 않는 등 여성이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막고 있는 사우디에서 이번 결정은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을 넘어선 “큰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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