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공문서 인용 보도
“자산 3억7500만 달러 투자사 등 대부분 누나들 가족 소유”
권력교체 앞두고 공개돼 파장
중국의 차기 최고 지도자가 될 것이 유력한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 일가의 자산이 수천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당국은 관련 보도를 전면 통제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1일 미국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시 부주석 일가는 자산 규모 3억7600만 달러(약 4300억 원)인 투자회사와 다수의 부동산, 정보기술(IT) 업체 지분 등을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자체 입수한 공문서를 토대로 이들 자산은 대부분 시 부주석의 누나인 치차오차오(齊橋橋)와 남편 덩자구이(鄧家貴)가 갖고 있으며 시 부주석이 당 고위직에 오르면서 투자가 대폭 확대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광둥(廣東) 성 선전(深(수,천))의 투자회사인 위안웨이(元偉) △자산규모 17억3000만 달러 상당의 ‘희토류 희귀금속 텅스텐 그룹’ 지분 18% △홍콩에 고급빌라 등 5500만 달러 상당의 부동산 등이다. 치차오차오의 딸인 장옌난(張燕南·33)도 2009년 투자한 IT기업의 지분 가격이 40배로 뛰어 약 2000만 달러의 자산을 갖고 있다고 블룸버그뉴스는 전했다.
시 부주석의 둘째 누나인 치안안(齊安安)의 남편 우룽(吳龍)도 뉴포스트콤이라는 회사의 대표로 있으면서 2007년 이후 국영기업이 발주한 이동통신 관련 용역 및 자재 납품을 다수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번에 드러난 시 부주석 일가의 자산은 부채를 포함하지 않아 정확한 순자산 규모를 추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서류상 어떤 자산에서도 시 부주석과 그의 부인, 딸이 관계되어 있는지를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 부주석 일가가 억만장자 반열에 포함돼 있다는 점은 시 부주석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 부주석 일가의 자산에 대해서는 그동안 외국의 전기작가들을 통해 일부 알려져 왔다. 군과 경찰에서 근무했던 치차오차오는 1991년 사업가로 변신해 베이징(北京)과 선전에서 부동산 회사를 경영하며 막대한 부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선전은 시 부주석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가 퇴직 이후 사망할 때까지 10년간 거주한 곳으로 시 전 부총리는 선전 특구를 만든 주역이었다. 시 부주석의 남동생인 시위안핑(習遠平)도 각종 이권에 개입해 왔다는 설이 많았다. 시 부주석의 누나들은 중학교 때 어머니 성을 따라 치 씨로 개명했다. 고관자제들이 다니는 베이징101 중학교에 들어갈 성적이 안 되자 아버지인 시 전 부총리가 일반 학교로 진학시키면서 주변 사람들이 못 알아보게 성을 바꿨다는 말도 있다.
현재 중국 본토에서는 블룸버그뉴스의 웹사이트 접속이 차단돼 일반인들은 관련 보도를 볼 수 없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시진핑, 시중쉰 등의 이름을 쳐도 일절 검색이 안 돼 시 부주석 일가의 ‘억만장자’ 보도가 통제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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