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서나 들어볼 만한 끔찍한 고문들을 시리아 정보기관이 자행해온 사실이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에 의해 밝혀졌다.
HRW는 시리아의 감옥에 수감됐다 풀려난 200여 명을 인터뷰해 3일 발표했다. 81쪽의 ‘시리아 고문실태 보고서’엔 다마스쿠스와 홈스, 이들리브를 비롯해 시리아 전역에서 반정부 활동을 하다 붙잡힌 사람을 조사하는 27곳의 고문센터에서 자행된 잔혹한 고문기술이 총 망라돼 있다.
시리아군 정보부 등 4개의 정보기관과 치안기관은 20여 가지의 고문기술이 이곳에서 사용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장기간 계속돼 온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붙잡힌 시위자를 끔찍하게 고문해왔다는 것. 지난해 3월 아사드 독재정권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래 시리아 정부군이 비인간적인 고문을 해왔다는 지적이 국내외에서 제기돼 왔다.
보고서에는 시리아 정보당국이 민간인에게 자행한 충격적인 고문기술이 낱낱이 드러나 있다. ‘둘랍’은 머리와 다리를 자동차 타이어에 집어넣고 구타하는 것이다. ‘바사트 알 리’는 의자 형태로 접히는 십자가에 묶어 발바닥을 때리는 고문이다.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지난달 이들리브 수용소에 3일간 구금된 한 30대 남성은 “조사관이 손가락을 비틀고 가슴과 귀 등에 스테이플을 박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배터리에 전선을 연결해 성기에 전기충격을 두 번이나 가했다”며 “그렇게 3일간 세 번씩 나를 고문해 영영 가족을 보지 못하는 줄 알았다”고 밝혔다.
고문 희생자는 대부분 18∼35세의 건장한 남성이지만 어린이와 청소년, 여성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탈라크에 수감돼 있던 호삼 군(13)은 “배에 전기충격을 가했다”며 “세 번째 심문 때는 펜치로 발톱을 마구 뽑으며 ‘우리는 어른과 아이를 가리지 않고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라’고 협박했다”며 당시의 끔찍했던 순간을 전했다.
한 전직 간수는 HRW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펜치로 수감자들의 손톱을 뽑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먹게 했다. 우리는 그들이 바닥에 흘린 피를 핥아먹게 했다”고 고백해 충격을 주었다.
고문기술자들의 모욕행위도 폭로됐다. 지난해 봄 체포돼 40일간 독방에 감금됐던 반정부 활동가 타리크 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벌거벗은 우리의 몸에 찬물을 끼얹거나 오줌을 누었다”고 회고했다. 전직 아랍어 교사인 아흐메드 씨도 “고문을 하다 피를 흘려 고문자들의 셔츠를 적시면 더러운 피를 묻혔다고 또다시 맞았다”며 “(고문자들이) 부츠를 벗어 입에 쑤셔 넣었고 강제로 ‘신은 없다. 오직 바샤르 알아사드만이 있을 뿐’이라고 외치게 했다”고 밝혔다. 부상자들을 치료하다 갇힌 한 치과의사는 화장실용 물로 물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HRW는 보고서를 근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 같은 고문행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 고문에 직접 가담한 관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HRW는 16개월째 계속되는 유혈사태로 숨진 희생자가 1만6500명을 넘어섰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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