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선 54.5% 재검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6일 03시 00분


부정선거 의혹 확산에 수용
선관위 “결과 큰 변화 없을것”

대선 부정선거와 매표(買票) 의혹이 커지고 있는 멕시코에서 결국 절반이 넘는 투표소에 대한 재검표가 실시된다. 멕시코 연방선거관리위원회(IFE)는 4일(현지 시간) 전체 투표소 14만3132곳 가운데 54.5%에 해당하는 7만8012곳에 대한 재검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IFE는 1일 제1야당인 제도혁명당(PRI)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후보(46)가 득표율 38.15%로 좌파야당 민주혁명당(PRD)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31.64%)를 6.51%포인트 앞서 당선이 확실하다고 발표했다.

재검표 사유는 1일 발표한 투표결과 추정치와 실제 개표결과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혹 때문이다. 오브라도르 후보는 3일 “투표소 11만3855곳에서 부정개표 행위가 발견됐다”며 전체 투표소에 대한 재검표를 요구했다. PRD 측은 또 “PRI가 선거운동기간 520만 달러(약 59억 원) 상당의 대형마트 선불카드 9500개를 유권자들에게 나눠주며 매표 행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멕시코시티에서는 학생연합 등 젊은 시민들이 “수많은 투표함이 불태워지고 버려졌다”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IFE는 전체 투표소의 절반만 재검표해도 2007년 만들어진 선거법 요건을 충족한다며 전체 재검표 주장을 기각했다. 멕시코 선거법에 따르면 후보별 득표 추정치와 개표결과 집계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상위 두 후보의 득표율 차가 1%포인트 이하이거나 득표수 차보다 무효표 수가 많은 경우, 특정 후보를 지지한 표만 든 투표함이 나올 경우 패배한 후보가 재검표 요청을 할 수 있다.

니에토 후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 국민은 320만 표 이상의 격차로 나를 지지했다”며 “오브라도르는 지난 대선 때도 자신의 패배를 깨끗이 승복하지 못한 전력이 있다”고 비난했다. 2006년 대선에서 펠리페 데헤수스 칼데론 이노호사 대통령에게 아슬아슬하게 패한 오브라도르 후보는 수개월간 가두시위를 벌이며 선거결과에 항의했다.

에드문드 하코보 IFE 사무처장은 “재검표가 선거 결과에 중대한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검표 결과는 5일 발표된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멕시코 대선#재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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