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순시선 ‘센카쿠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2일 03시 00분


中3척, 日주장 영해 들어가 3시간반 동안 머물러
日 “나가라”… 中 “합법활동… 우리 영토서 떠나라”

일본 정부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국유화 방침을 밝힌 지 나흘 만에 중국 정부 선박이 인접 해역에 진입해 3시간 남짓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를 야기했고, 양국 외교 수장들이 외교장관회담에서 설전을 벌이는 등 충돌했다.

1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위정(漁政) 204’ 등 중국 어업지도선 3척이 이날 오전 4시 반경 센카쿠 열도의 구바(久場) 섬 인근 일본 영해에 들어왔다고 일본 해상보안청이 밝혔다.

중국 순시선 3척은 일본이 영해로 주장하는 해역에 3시간 반 동안 머무른 뒤 오전 8시경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 중 2척은 이 해역을 빠져나간 이후에도 센카쿠 열도 접속수역(영해에서 12해리) 주변을 항해해 일본 순시선이 감시를 늦추지 않았다고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일본 관방장관이 밝혔다.

해상보안청은 중국 순시선이 영해에 진입했을 때 일본 해역에서 나갈 것을 요구했으나 중국 측은 “합법적인 활동 중”이라며 일본 측에 “중국 영토에서 떠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중국 순시선이 이 해역에 등장한 것은 올해 3월 16일 이후 두 번째다.

일본 정부는 곧바로 일본 주재 중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들여 “매우 심각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류웨이민(劉爲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위정선은 휴어기 관리 강화 목적으로 순항했으며 이는 정상적인 공무”라고 반박했다.

불길은 외교 무대로도 옮겨졌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캄보디아 프놈펜을 방문한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상과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별도의 양자 회담에서 설전을 벌였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양 부장은 중국 순시선 진입을 항의하는 겐바 외상에게 “(일본은) 실제 행동으로 양국 관계의 큰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며 센카쿠 열도 국유화 방침을 철회하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황둥(黃東) 마카오국제군사회 회장은 11일 중국 해군이 10일부터 시작한 동중국해 실탄 훈련은 일본 자위대를 가상의 적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센카쿠 열도 상륙 훈련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고 홍콩 밍(明)보가 전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센카쿠#순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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