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국의 고비마다 신당 창당으로 정계 개편을 주도해온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대표의 네 번째 신당이 11일 출범했다. 신생당(1993년) 신진당(1994년) 자유당(1998년)에 이은 14년 만의 창당이다.
이날 오자와 대표는 도쿄(東京) 헌정기념관에서 창당 총회를 열고 신당 대표 겸 선거대책위원장에 취임했다. 당명으로는 2009년 8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핵심 구호로 내세운 ‘국민의 생활이 제일(으뜸)’을 내걸어 정권 교체의 정통성이 신당에 있음을 강조했다. 당 간사장은 오자와 대표의 오른팔인 아즈마 쇼조(東祥三) 전 내각부 부대신이 맡았다. 신당에 합류한 의원은 총 49명(중의원 37명, 참의원 12명). 중의원에서는 민주 자민당에 이어 제3당, 참의원에서는 민주 자민 공명당에 이어 제4당으로 부상했다.
신당은 반소비세 증세와 탈원전, 지역주권을 기본정책으로 채택했다. 오자와 신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지금의 민주당은 정권 교체 당시의 민주당이 아니다. 이런 이상 사태를 맞아 정권 교체 원점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신당을 창당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오자와 신당 창당 이후 본격화될 정계 개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자와 대표는 자신과 가까운 ‘신당 기즈나’(9명)와 국회 내에 통일 회파(교섭단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오사카(大阪) 나고야(名古屋) 등 지역정당을 기반으로 한 제3세력과는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8일 NHK 프로그램에 출연해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 등 제3세력과 힘을 합치고 싶다”고 말했다. 신당 기본정책에 ‘지역주권’을 내건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정계 개편을 둘러싼 합종연횡의 향방은 예측 불허 상황에 빠졌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던 하시모토 시장이 급변했다. 그는 10일 시청 기자회견에서 노다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는 등 ‘결정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며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이로 인해 하시모토 시장이 민주당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여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 등 소비세 인상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모임을 결성하는 등 당내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외교 안보 분야에서 최근 급격하게 보수색을 강화하고 있는 노다 총리를 겨냥해 10일 “이 정권이 ‘자민당 노다파’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