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재 시리아 대사, 집권당 탈당 후 망명 신청… 알아사드 정권 이너서클 붕괴 가속

공화국수비대 사령관 터키 망명 1주일만에 고위급 외교관 첫 이탈
“외교관 망명 잇따를 것”

나와프 알파레스 이라크 주재 시리아대사(사진)가 망명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이너서클’(소수의 핵심 권력집단)이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알파레스 대사는 11일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를 통해 대사직 사임과 집권 바트당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이라크 정부에 망명을 신청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고 내전 상태로 악화된 시리아에서 고위 외교관 출신의 망명자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사드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였던 마나프 틀라스 공화국수비대 사령관의 터키 망명 이후 1주일 만이다.

시리아국가위원회(SNC) 출신의 무함마드 세르미니는 “이번 망명은 시리아 외교관급 인사의 이탈이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여러 명의 대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해 추가 망명자가 나올 가능성을 시사했다. 리비아도 지난해 3월 무함마드 샬감 전 유엔 주재 리비아대사가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에 반기를 들고 사임한 이후 정권 붕괴가 가속화했다.

알파레스 대사는 알자지라 방송에 보낸 동영상에서 반정부 세력을 상징하는 시리아 혁명기를 배경으로 준비된 성명서를 읽었다. 그는 “정부군은 우리의 아버지, 아들을 죽이는 대신 정권을 향해 대포를 겨눠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그는 “시리아 정권은 국민의 자유과 존엄을 탄압하는 도구로 변모하고 있다”며 “바트당 동지들은 국민과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전락한 아사드 정권에서 이탈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나는 지금 이 순간부터 시리아 혁명의 편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알파레스 대사는 2008년 바그다드에 대사로 부임했다. 집권 바트당 최고위원인 그는 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 시절부터 고위직을 지낸 정권 핵심 인사다.

알파레스 대사는 시리아 동부의 자디드우까이다트 지역의 수니파 부족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시리아의 다수 수니파는 소수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 출신 아사드 정권에 반기를 들고 대부분 반군에 가담했다. 그의 망명은 이 같은 시아파의 수니파 탄압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틀라스 공화국수비대 사령관 역시 수니파였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