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와 지지 의원들이 탈당 후 신당 창당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과 교도통신이 13일 보도했다. 탈당 규모는 20∼30명 수준. 그 경우 중의원 내 민주당 의석은 절반 아래로 떨어지고 언제든 내각 불신임을 당할 수 있어 현 정권은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잃게 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하토야마 전 총리 그룹은 지난달 말 중의원 표결에서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의원을 중심으로 20명 정도가 신당 창당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표결에서 기권, 결석 형태로 증세에 반대한 의원 수도 16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신당 창당 규모는 최대 30여 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들이 창당으로 방향을 잡은 결정적인 이유는 “소비세 증세에 동의하지 않는 정치인은 공천하지 않겠다”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의 최근 발언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와 함께 ‘소비세 연구회’를 만든 중의원 30여 명은 ‘앉아서 당하느니 탈당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자’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신당 창당설을 부인했지만 하토야마 그룹의 복수 의원은 탈당 후 신당 창당을 시인했다.
신당 창당 시점은 소비세 법안에 대한 참의원 투표 직전인 다음 달 초일 가능성이 높다. 신당은 앞서 증세 반대를 외치며 탈당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대표가 만든 국민의 생활이 제일당과 연대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민주당은 사분오열돼 정계 재편이 불가피해진다.
현재 249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은 연립 여당인 국민신당(4명)과 합쳐 모두 253석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20명만 떠나도 여당 의석 수는 과반수(237명·의장과 결원 2명 제외)에 훨씬 못 미친다. 야당이 언제든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 수 있고,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오자와 전 대표에 이어 2차 분열에 직면한 것은 노다 총리의 타협하지 않는 기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상을 지낸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가 넘는 국가부채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정권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소비세 인상 안을 과감하게 밀어붙였고, 뜻이 다른 의원들을 내쳤다.
노다 총리는 13일 참의원 본회의에 출석해 현재 추진 중인 소비세 인상이 2015년에 끝나면 추가적으로 소비세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증세 안으로는 재정건전성을 이루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2차 탈당이 현실화되면 그의 뚝심도 꺾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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