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조직 국제 불법유통 심각…韓도 피해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9일 16시 15분


아사히,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인용 보도

동구권 국가의 시신에서 불법으로 떼어낸 피부나 뼈, 힘줄 등이 미국 등지에서 가공된 뒤 국제적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감시가 소홀해 감염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일본 언론이 19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체 조직 유통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규제가 느슨한 우크라이나 등 동구권 국가에서 유족을 속여 인체조직을 불법적으로 확보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지난 2월 미국 의료기업 A사가 독일 공장으로 실어 나르려던 우크라이나 사망자의 인체조직을 담은 냉동 박스를 압수했고, 2008년에도 또 다른 법의학 시설이 매달 1천개 이상의 인체조직을 불법적으로 훔쳐서 같은 독일 공장에 운반한다는 걸 파악하고 형사 사건화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지난해 A사에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A사는 ICIJ의 취재에 응하지 않은 채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경의를 가지고 인체 조직 기증자를 대하고 있다"고 답변했을 뿐이다.

인체 조직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선 연간 200만개에 이르는 관련 제품이 팔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은 최근 10년간 두 배로 커졌다. 미국은 한국, 중국, 태국 등 30개국 이상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등 전 세계 제품의 3분의 2를 공급하고 있다.

ICIJ는 "FDA가 취급업자의 등록을 요구하는데 그치고 있고, 여러 국가에 걸친 은밀한 거래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출처가 불분명한 인체 조직은 이식 후 간염이나 에이즈 바이러스(HIV) 등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ICIJ가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FDA는 2002년 이후 조직 이식 후 감염 사례 1352건을 파악했고, 이식받은 이 중 40명은 사망했다.

미용 성형수술 시장이 급팽창한 한국은 인체조직 제품의 주요 수입국이다. ICIJ는 한국 정부 관계자가 "수입 비율은 90%이고, 소고기 꼬리표 같은 추적시스템이 필요하지만 워낙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어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 바이오의약품 품질과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2010년에 국내에서 유통된 인체조직의 78%가 수입됐고, 이중 92%가 미국에서 수입됐다"며 "2005년부터 인체조직 안전·관리법에 따라 미국 제조소를 직접 실사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고 있고, 감염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010년에 A사에서 수입한 제품도 없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