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난사군도에 군사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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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0일 03시 00분


필리핀 실효지배섬 인근 레이더기지-헬기장 건설… 클린턴 “타국 영토 존중을”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난사(南沙) 군도에 군사시설을 설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밍(明)보는 19일 필리핀 언론을 인용해 중국이 난사 군도의 주비자오(渚碧礁)와 메이지자오(美濟礁)에 레이더 시설과 헬기장 등을 건설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군 서부사령부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5월 주비자오에 4층 높이의 건축물을 지었으며 그 위에 거대한 원형 레이더를 설치하고 있다. 이곳에는 이미 헬기장도 들어섰으며 함정이 주비자오 내부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유도 부표도 있다.

주비자오는 필리핀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파가사 섬(중국명 중예다오·中業島)과 불과 26km 떨어져 있다. 현재 30척으로 구성된 중국 어로선단이 주비자오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이다.

필리핀은 주비자오에서 자국 방향으로 200km 지점에 있는 메이지자오에도 중국의 레이더기지가 완공돼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난사 군도 영유권 분쟁 해결이 외교 접촉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군사적 우위를 통해 지배권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 내에서는 영토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여론마저 비등하고 있다. 대만의 중궈(中國)시보와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가 공동으로 대만과 중국의 18세 이상 1500명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인 응답자의 90.8%가 군사력 동원에 찬성했다. 대만인은 41.2%만 군사행동에 찬성했다.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에는 중국인 응답자의 52.1%가 ‘그렇다’고 대답해 대만인의 40%보다 높았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일반 국민이 영토 문제에 대해 아주 적극적인 견해를 갖고 정부가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전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영국 주간지 뉴스테이츠맨에 기고한 ‘스마트 파워의 기술’이라는 글에서 중국은 타국의 영토를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제질서에는 반드시 보호하고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다”며 “인권을 존중하고 개인의 자유를 보호해야 하며 시장 개방과 투명한 경제, 그리고 다른 나라의 영토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필리핀#난사 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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