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사드, 통제력 상실”… 닷새째 교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0일 03시 00분


“시리아 정권 수뇌부 폭사는 권력내 반군 세력 침투 증거”
사망설 아사드, TV에 나와

시리아 국방장관과 차관, 안보보좌관이 폭탄 공격으로 숨지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점차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은 18일(현지 시간) “아사드가 시리아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은 19일 대대적인 보복공격에 나서 닷새째 반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 “정권 붕괴 신호탄”

시리아 정권 수뇌부 3명이 폭탄 공격으로 사망한 것은 이너서클 내 반군과 연계세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정권 붕괴의 신호탄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미국 백악관은 점차 늘어나는 망명자들과 거세지는 반군의 공세를 거론하면서 시리아 정부가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도 “시리아 유혈사태가 통제할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급속히 빨려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알아라비야 방송은 다마스쿠스 주둔 제3기갑사단 병력 일부가 탱크를 거리에 버려두고 후퇴했으며 카분 지역에서는 정부군 50명이 탈영했다며 정부군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한때 아사드 대통령의 행방이 묘연해 그가 다쳤거나 사망했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일 아사드 대통령의 부인인 아스마의 러시아 도주설을 제기했다. 반군들 사이에선 18일 임명된 파드 야셈 알프레이지 신임 국방장관의 임명장에 아사드 대통령의 서명이 없었다는 얘기도 돌았다. 이에 대해 시리아와 러시아 당국은 강력히 부인했다. 프레이지 장관이 아사드 대통령 앞에서 취임선서를 했고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시리아 국영TV에 방영됐다고 AFP가 19일 보도해 아사드 사망설을 잠재웠다.

혼란이 계속되면서 다마스쿠스 시내에서는 생필품 사재기 행렬이 이어졌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 정부군과 민병대, 보복공격 나서

정부군은 19일 새벽 다마스쿠스 시내 메제 지역 등 여러 곳을 포격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병사들은 교전지역에서 총을 무차별로 난사했고, 무장헬기들도 빌딩에 기관총을 쏘아댔다고 활동가들이 전했다.

또 친정부 성향의 민병대 ‘샤비하’ 대원들은 이날 교전지역의 반군 지지 세력의 집에 쳐들어가 그 가족을 칼로 살해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반군도 주요 거점지역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한편 정권의 나팔수인 국영TV와 라디오를 공격하겠다며 직원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반군이 정부군에 비해 조직화되지 않아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시리아 인권단체는 18일 하루 민간인 124명을 비롯해 정부군 62명, 반군 28명 등 모두 21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 가능성 높지 않아

유엔 안보리는 19일 시리아 제재 내용을 담은 결의안에 대해 투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어 채택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편 미국은 시리아 정부 고위 인사 29명의 자산을 동결하고 이들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앞서 미국은 시리아 정부 인사 및 단체 100여 곳에 제재조치를 내린 바 있다. 유럽연합(EU)도 아사드 대통령 측근 26명의 자산을 동결할 계획이라고 AFP가 전했다.

윤양섭 선임기자 lailai@donga.com
#미국#시리아#아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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