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돈줄 죄던 레비 前차관이 북한과 불법거래 HSBC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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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0일 03시 00분


北계좌 알고 취임했을수도

북한과 이란에 대한 금융 제재를 담당했던 스튜어트 레비 전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사진)이 북한과 거래를 했던 HSBC의 글로벌 법률 담당 사장(CLO)을 맡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레비 전 차관은 HSBC 합류 시점이 북한과의 거래 문제가 일단락된 이후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자신이 주도했던 금융제재를 어겼던 금융기관에 최고경영진으로 참여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7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2007년 8월 HSBC의 준법감시인이었던 데이비드 베이글리가 보낸 e메일 내용을 전했다. 베이글리가 자신의 상관에게 보낸 e메일에는 한 콘퍼런스에서 레비를 만났고 레비는 HSBC가 이란 정부와 거래를 하는 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는 것. e메일에는 베이글리가 레비의 말을 전하며 “HSBC가 이란 정부와 거래를 계속하면 미국 정부의 타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적혀 있다. 그런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레비는 미 상원이 HSBC의 불법 자금 세탁 조사에 착수한 직후인 2011년 재무부에서 나왔고 곧바로 HSBC의 CLO가 됐다.

그는 재무부 차관 시절인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를 동결해 약 2500만 달러(약 284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묶었다. 레비가 재무부를 나온 이후 HSBC의 북한 계좌 거래 사실을 알고도 최고경영진이 됐다면 자신의 정책을 무시한 셈이다.

그는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청문회에서 “HSBC에서 먼저 내게 (불법금융거래) 문제의 개혁을 위해 도움을 요청했고 나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취업 경위를 설명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레비#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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