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성공 뒤엔 편집로봇 ‘봇’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6일 03시 00분


방대한 내용 수작업 불가능… 자료 검색-정리 잡일 도맡는 프로그램 700개 이상 가동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영어판에는 7월 현재 약 400만5000개의 글이 등록돼 있다. 종이 백과사전 브리태니커 분량의 50배가 넘는다. 한국어를 포함해 285개 언어로 올라와 있는 글은 2280만 개에 이른다. 전 세계 7만7000명의 일반인이 편집과 관리에 자유롭게 참여하면서 2001년 1월 등장한 위키피디아는 웹 2.0 시대 ‘집단 지성’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영국 BBC방송은 25일 “수만 명의 자발적 참여자가 위키피디아의 성공을 이끌었는데 뒤에는 ‘위키피디아 로봇’들이 있다”며 위키피디아 컴퓨터 프로그램 ‘봇(bot)’을 소개했다.

현재 위키피디아에서 가동되는 봇은 700개 이상. 인간 편집자를 대신해 직접 글의 도입부를 쓰기도 하고, 백과사전 편집·관리에 필요한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한다.

2002년 등장한 ‘램봇’은 미국 통계 센서스에서 직접 데이터를 뽑아 지방 소도시에 관한 글의 도입부를 작성하는 업무를 맡았다. 2002년 12월 “오토가빌은 앨라배마 주 오토카 카운티에 있는 마을이다. 2000년 인구는 820명이다”라는 글을 처음 썼다. 여기에 편집인들이 도시 역사와 주요 관광지, 통치정보 등을 더해 글을 완성했다. 2008년엔 미국항공우주국(NASA) 온라인자료실에서 데이터를 찾아 소행성 관련 글을 작성하는 봇도 개발됐다.

‘클루봇’은 새로 올라온 글 가운데 반달리즘(문화 파괴행위) 관련 내용을 찾아 삭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주 미 남부 캐롤라이나 주의 독자가 반달리즘 관련 의견을 제시하자 클루봇은 몇 초 만에 이를 찾아내 지웠다. 등록 글에 주석·인용 등의 표시를 붙이라고 편집자에게 알려주거나 저작권 위반 소지가 있는 글을 찾아내 검토하라고 알려주는 봇도 있다. 은어·비속어를 삭제하고, 글 순서나 목록을 정리하는 일도 봇의 몫이다.

위키피디아위원회 소속 크리스 그랜트 씨는 “사람들만 참여하기엔 위키피디아 작업량이 너무 많다. 봇이 없으면 위키피디아가 휘청댈 것”이라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위키피디아#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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